'패트 국회' 난장판…문희상 의장 '회기안건 필리버스터' 막자 피켓·고성

입력 2019-12-23 21:55   수정 2019-12-24 01:25


여야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23일 합의한 선거법 개정안의 핵심은 비례대표 의석 배분에 정당 득표율에 따른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마저 비례대표 30석으로 제한했다. 의석수는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으로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여권이 이날 이 같은 합의안과 함께 내년도 정부 예산안 부수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자 자유한국당은 국회의장석 앞을 점거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석패율 도입 갈등 봉합

4+1의 합의가 지연된 건 석패율제 도입을 두고 의견차가 컸기 때문이다. 석패율제는 지역구에서 아깝게 떨어진 2등 후보를 비례대표로 부활시키는 제도다. 정의당과 일부 지지층이 겹치는 민주당은 석패율 도입 시 수도권 등 경합지의 표 분산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기반이 약한 정의당 출마자들이 비례대표를 보장받은 채 지역구에 대거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었다. 비례대표 의석수를 지금보다 3석 많은 50석까지 늘리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됐지만 최종안에는 담기지 않았다. 민주당 내에서 지역구 의석수가 줄어드는 데 거부감이 큰 탓이다.


민주당은 비례 의석수를 늘리지 않은 데다 석패율제까지 무산시키는 성과를 얻었다. 두 방안 모두 거대 정당에는 불리하다. 정의당은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선거제 개혁의 초심과 취지로부터 너무 멀리 와 있고 미흡한 안을 국민께 내놓게 돼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은 호남 의석수를 그대로 지켜냈다는 점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바른미래당 당권파를 포함해 호남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이들 정당은 지역구 의석 하향에 따른 호남 지역구 축소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4+1이 전격 합의에 이른 것은 한국당이 비례한국당 창당을 시사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의석수를 대폭 늘리기 어려운 한국당은 비례대표를 내지 않는 대신 비례한국당에서 비례대표 후보를 등록해 정당표를 몰아서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당의 비례대표 의석은 늘어나는 반면 민주당과 정의당 의석은 줄어든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비례민주당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 ‘연동형 캡을 20석까지 낮춰야 한다’는 등 동요 움직임이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마음이 급해진 군소 야당들이 그동안 주장한 석패율제를 전격 포기하면서 합의 도출을 서두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 본회의장서 격렬 항의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8시 임시국회 회기 결정의 건과 내년도 정부 예산 부수 법안을 포함한 33건의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개의 직전까지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미루는 대신 내년도 정부 예산 부수 법안은 이날 처리하는 쪽으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국 불발됐다.

본회의가 개의되자 한국당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섰다. 첫 번째 의결 안건인 ‘임시국회 회기 결정 안’부터 필리버스터를 하려 했으나 문 의장이 불허해 무산됐다. 임시국회 회기를 이달 25일까지로 하는 회기 결정 안은 5분간 찬반 토론만 거친 뒤 바로 표결에 부쳐져 통과됐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석 앞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사퇴해” “아들 공천” 등을 외치며 강력히 항의했다. 한국당은 회기 결정 안에 이어 상정된 22개 예산 부수 법안에 대해 각각 30여 건에 달하는 수정안을 제출해 표결 저지를 시도했다. 그러나 문 의장의 표결 강행으로 증권거래세법 등이 통과됐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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