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서 10년간 진행되던 유정 개발 중단…'정부의 탈탄소 압박 못견뎌' [정연일의 원자재포커스]

입력 2020-02-25 11:27   수정 2020-03-26 00:32


캐나다 최대 광산개발 기업이 지난 10년간 진행해온 유정 개발을 끝내 포기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정부의 무리한 탈탄소화 기조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은 캐나다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약 7%를 차지하는 주요 산업이지만 좌파 성향의 쥐스탱 트뤼도 정부가 최근 밀어붙이고 있는 탈탄소화 정책 기조로 관련 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에 따르면 캐나다 광산개발 기업 테크리소스는 "서부 앨버타주의 오일샌드(원유가 함유된 모래암석) 유정 개발을 중단한다"라고 밝혔다. 테크리소스는 지난 10년간 이 지역에서 유정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개발이 완료되면 일평균 원유 생산량은 26만배럴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테크리소스는 이번 결정으로 11억3000만캐나다달러(약 1조원) 가량을 손해 보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은 테크리소스의 유정 개발 포기와 관련해 "캐나다 정부의 과도한 탈탄소화 정책 압박을 이기지 못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2015년 정권을 잡은 트뤼도 정부는 2050년까지 캐나다의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적극적인 탈탄소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트뤼도 정부는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가장 강력하게 옹호하는 세계 정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캐나다 원주민 부족인 웨추웨센 원주민들과 환경 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를 관통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사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해당 파이프라인 건설은 캐나다의 탈탄소화 정책 기조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난 6일부터 파이프라인 건설 현장과 캐나다 전역의 주요 도로, 철로를 막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번 시위 사태와 관련해 트뤼도 총리는 최근 성명을 통해 짤막하게 "시위가 멈춰야 한다"라고만 언급했다. 캐나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들은 "시위가 불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도 트뤼도 총리가 구체적인 조치는 하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테크리소스가 유정을 개발하고 있던 앨버타주의 제이슨 케니 주총리는 회사의 유정 개발 포기와 관련해 트뤼도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테크리소스의 결정은 실망스럽지만 놀랍지는 않은 일"이라며 "이번 일은 정부가 자국민의 번영보다 목소리가 큰 소수의 말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일갈했다.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이 캐나다의 연간 GDP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2018년 기준 1080억캐나다달러(약 100조원) 가량으로 집계되고 있다. 캐나다산 석유는 대부분 오일샌드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유정 개발이 중요하다. 하지만 캐나다의 오일샌드 유정 개발은 트뤼도 정부가 집권한 2015년부터 계속 하락세를 타고 있다. 2018년 캐나다에서 오일샌드 개발과 관련된 투자액은 120억캐나다달러(약 10조9300억원) 가량으로, 이는 2014년 339억캐나다달러(약 30조9000억원)의 3 분의 1 수준이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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