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코로나 위기에는 안정적 혈액 공급 더욱 중요하죠"

입력 2020-03-22 18:36   수정 2020-03-23 00:18


지난달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81)은 예정된 해외 일정을 취소하고 급거 귀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한적십자사의 혈액 보유량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채혈 과정에서 감염될까봐 개인과 단체 헌혈이 급속히 줄어든 여파였다. 지난달 6일에는 혈액 보유량이 2.9일분까지 떨어졌다. 5일분 이상은 보유해야 혈액 수급에 문제가 없다.

지난 20일 기자와 만난 박 회장은 “지난달 초 헌혈 참여 호소문을 발표한 이후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혈액 보유량이 안정세를 찾았다”면서도 “코로나19로 밀린 수술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다시 혈액 보유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감염 우려를 줄이기 위해 채혈 업무에 관련된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했다”며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헌혈 동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적십자사는 1958년 국립혈액원을 인수하면서 혈액사업을 시작했다.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헌혈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박 회장은 헌혈 인구 확대와 헌혈 교육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사스, 메르스 등 대규모 감염병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안정적인 혈액 보유량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중장년층 헌혈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이들의 헌혈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며 “외국에서는 헌혈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봉사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헌혈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 했다. 적십자사 내 혈액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적십자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구호 활동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모금한 금액이 430억원을 넘었다. 감염 우려가 높은 취약 계층을 위해 마스크, 손 세정제 등 개인위생물품도 지원한다. 지난 5일에는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이 대한적십자사에 마스크 100만 장을 전달해 화제를 모았다. 박 회장은 “마윈 전 회장과 통화하면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며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추가 지원하는 등 적극 협조하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국내 1세대 인권전문가다. 대한민국 초대 인권대사에 임명돼 2007년까지 인권대사직을 수행했다. 통일부 정책위원회 위원장, 유엔 인권정책센터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박 회장은 마지막으로 “적십자를 설립한 앙리 뒤낭의 인도주의를 되새겨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뒤낭의 삶을 재조명한 책 《우리는 모두 형제다》를 내기도 했다. 그는 “160년 전 뒤낭이 ‘우리 모두는 형제다’라고 외치면서 부상자 구호 활동에 나선 것처럼 인도주의의 힘으로 코로나발(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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