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어 美도 '코로나 전시체제'…뉴욕주, 승인 안난 치료제 긴급 투약

입력 2020-03-23 17:05   수정 2020-06-21 06:12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에 이어 미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을 위해 군대 투입을 시작했다. 유럽과 미국은 사실상 전시 체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 당장 군에 맡겨지는 역할은 의약품 보급이다. 이동제한 명령 등으로 기업 등 민간의 운송 기능이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군이 국민들의 이동 제한을 강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각국 정상이 “제발 집에 있어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각국에서 정부의 권고가 먹혀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내 코로나19 ‘핫스팟’(최고위험지역)으로 꼽히는 뉴욕, 워싱턴, 캘리포니아 등 세 개 주를 중대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주 방위군 배치를 명령했다. 이어 미 육군 공병단을 뉴욕주에 투입해 임시병동 건설을 지원하도록 했다. 뉴욕시와 로스앤젤레스엔 미 해군 병원선을 긴급 배치했다.

주방위군 투입 결정은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등이 TV에 나와 군 투입을 요구한 직후 나왔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이날 CNN과 NBC에 출연, 코로나19에 대해 “대공황 이후 가장 큰 위기가 될 것”이라며 “미군의 전면적 동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며 “4월은 3월보다 훨씬 나빠질 것이고 5월은 4월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 수가 가장 많은 뉴욕주는 연방정부에 ‘의료용품과 장비 국유화’를 요구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마스크를 구매하려고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플로리다주와 경쟁하고 있다”며 “‘바가지 가격’이 심각한 문제가 됐고,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시간 23일 오후 4시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만5000명에 이르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1만7000명이 뉴욕주에 몰려 있다.

뉴욕주는 상황이 다급하게 돌아가자 아직까지 코로나19 치료제로 정식 승인을 받지 않은 시험약 사용도 허용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주는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7만 정, 지스로맥스 1만 정, 클로로퀸 75만 정을 확보했다.

미국에선 지방정부 차원의 영업제한령과 자택대피령이 이날도 이어졌다. 테네시주 내슈빌시는 주민들에게 자택대피령을 내렸다. 델라웨어주는 오는 5월 15일까지 식료품 구매와 병원 방문 등을 제외한 불필요한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집에 머물라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루이지애나, 오하이오주 등도 자택대피령에 동참했다. CNN은 자택대피령의 영향을 받는 미국인이 전체 인구의 3분의 1인 1억1000만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재앙을 맞은 유럽도 국경을 걸어 잠그고 주민이동 금지, 상점 영업 중단 등 비상조치를 내놓으며 ‘전시체제’에 들어갔다. 이탈리아는 지난 20일부터 자국 내 감염자가 가장 많은 북부 롬바르디아주 밀라노 지역의 주민이동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군 병력을 투입했다. 경찰 병력만으론 주민이동 제한과 치안 유지가 쉽지 않자 비상조치를 꺼낸 것이다. 군부대는 군용 트럭을 활용해 시신을 옮기는 작업도 하고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도 방역활동을 위해 군 특수부대를 시내 곳곳에 투입했다. 프랑스는 에펠탑을 비롯한 파리 주요 거점에 군인들을 배치해 치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스페인은 수도 마드리드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 방역 전문 부대를 투입, 공항과 터미널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불가리아, 헝가리, 알바니아, 세르비아 등 동유럽 국가도 치안과 방역 활동에 군대를 동원했다.

독일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우려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올해 65세인 메르켈 총리는 최근 접촉한 의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자 22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독일은 이날 공공장소에서 3인 이상 모임을 2주간 금지했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가 지금처럼 급속히 확산되면 향후 2~3주 내 영국의 공공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주용석/런던=강경민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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