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남 몰래 미소 짓는 의결권 대행사

입력 2020-03-26 08:48   수정 2020-03-26 08:50

[03월 26일(08:48)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상장사들이 주주들에게 전자투표를 독려하고 정기 주총을 실시간 온라인 동영상으로 중계하는 곳까지 나왔습니다. 예정했던 주총장 예약이 취소되면서 주총장을 찾는데 애를 먹는 상장사들도 많았고요.

소액주주 지분율이 높은 코스닥 상장사들은 의결 정족수를 못채워 노심초사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로 남몰래 웃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의결권 위임 권유 대행사들입니다.

의결권 대행사는 내부 인력만으로 소액주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기 어려운 상장사들을 대신해 주주명부에 있는 주주 이름과 주소를 보고 소액주주를 찾아가 의결권을 모아오는 일을 합니다. 대략 40여개 업체가 국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죠. 매년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석률이 낮기 때문에 코스닥 상장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의결권 대행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비용이 들긴 하지만 본업을 뒤로 하고 임직원들이 소액주주를 찾아다니는 데 한계가 있어서 입니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의결권 대행사와 계약한 상장사들의 불만이 많았습니다. 거액을 들여 계약을 했는데도 의결권 회수율이 생각보다 낮아서 입니다. 의결권 대행사는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번호가 없기 때문에 주주 이름과 주소 만으로 소액주주를 찾아야 하거든요. 고령자를 제외하고는 주주명부에 있는 주소로 찾아가더라도 대개 직장에 출근해 만날 수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소액주주를 만나기도 어려우니 당연히 회수율도 떨어지는 겁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상당수 기업들이 재택 근무를 권고하고 있거든요. 상대적으로 주주명부에 있는 주소로 찾아갔을 때 만날 수 있는 소액주주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당초 시장 안팎에선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을 꺼리면서 의결권 대행사의 업무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습니다.

의결권 대행사인 로코모티브 관계자는 "올해 정기 주총 시즌에 5곳의 상장사와 계약을 맺었는데 5곳 모두 상장사에서 원하는 만큼의 의결권을 회수했다"며 "코로나19로 자택에 머물고 있는 소액주주들이 많아 접촉률이 높아진 덕분"이라고 귀띔하더라고요.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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