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함 열자 왜 뒤집혔나

입력 2020-04-19 19:07   수정 2020-10-15 15:44


주요 격전지에서 석패한 미래통합당 후보 대부분이 당일 현장투표에선 이긴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결과가 달랐던 것은 사전투표의 ‘표심’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쏠렸기 때문이다. 당일 투표와 사전투표 결과가 크게 갈리면서 선거 결과가 뒤집힌 양상이다.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 동작을의 나경원 후보는 지난 15일 치러진 현장투표에서 50%의 지지를 얻었다. 이수진 당선자(45%)를 5%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이 당선자의 승리였다.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이뤄진 사전투표에서 득표율이 크게 앞선 덕이었다. 이 당선자는 사전투표 유권자 중 60%의 지지를 얻었다. 나 후보는 사전투표에 나선 유권자 37%의 표만 받았다.

고민정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서울 광진을에서도 현장투표는 오세훈 통합당 후보가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52%의 득표율을 올려 45%에 그친 고 당선자를 7%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하지만 사전투표 때 고 당선자가 58%를 얻어 40% 득표에 그친 오 후보를 누르면서 최종 승자가 됐다. 서울 중·성동을(박성준·지상욱), 인천 연수을(정일영·민경욱), 경기 남양주병(김용민·주광덕),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허영·김진태), 부산 남을(박재호·이언주) 등도 당일 투표에선 통합당 후보가 이겼지만 ‘사전투표의 힘’으로 민주당이 의석을 가져간 곳이다.

사전투표와 당일 투표 유권자들의 표심이 크게 엇갈린 양상이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대학생 직장인 등 젊은 층이 관외 투표가 가능한 사전투표에 나선 사례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속설이 이번에 확인된 셈이다. 여기에 사전투표 기간에 통합당 쪽에서 악재가 불거졌다. “3040은 무지하다(김대호 전 후보)”는 발언에 세월호 막말 논란(차명진 전 후보)까지 벌어졌다. 통합당 윤리위원회가 세월호 발언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 날이 사전투표 시작일이었다.

사전투표가 끝난 뒤 ‘통합당 위기론’이 급물살을 타면서 ‘샤이보수’를 결집시킨 효과가 있었던 것도 득표율이 크게 갈린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투표 시기별, 형태별로 결과가 크게 다른 현상 역시 정치 양극화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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