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팝콘 100만봉 판 비결은…맛·양·값 '3박자 고객 만족'

입력 2020-07-08 11:24   수정 2020-07-08 11:28



코로나 시대 극장에서 영화보며 먹었던 팝콘을 안방에서도 맛 볼 수 있다면. 게다가 가격까지 착하다면...‘영화 마니아’들이 간절히 원하는 그 포인트만을 콕 짚어 이 세상에 나온 팝콘이 있다. 킴스클럽 PB(자체 브랜드) 상품인 ‘오프라이스(O’price) 버터팝콘’이다. ‘영화관 맛’에 가격은 영화관 팝콘의 3분의1 수준이다. 지난 2018년 3월 출시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2년간 100만봉 이상이 팔렸다. 올들어선 집콕족의 온라인 주문에 매출까지 급증세다. 킴스클럽은 이랜드리테일의 마트형 할인점으로 NC백화점 지하 식품관을 운영중이다.

‘취향저격’ 버터팝콘을 만들기 위해 6개월간 동분서주한 오프라이스 김종각 PB총괄팀장(33)을 지난 9일 만났다. 그는 전날 필리핀으로 가는 수출물량 선적을 확인하기 위해 부산까지 다녀왔다고 했다.



▷어떻게 필리핀에서 버터팝콘을 주문 했나
“맛보다 겉의 포장지에 끌렸다고 한다. 한글이 아닌 영어로 ‘버터팝콘(Butter POP CORN)’쓴 것이 주효했다.”

▷첫 PB상품이 왜 ‘버터팝콘’이었나
“기획 아이템 선정때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이다. 고객의 필요도는 높은데 불편을 많이 호소하는 상품이 주된 타깃이다. 처음에는 주로 생필품이 대상이었다.”

▷팝콘에 대한 고객의 불편함은 무엇이었나
“고객 5000명이상을 대상으로 마트팝콘의 불만이 무엇이었는지를 물었다. 가장 많은 대답은 ‘양과 맛’이었다. 양이 극장 팝콘 수준이면서 버타와 카라멜의 풍미가 느껴지길 원했다. 고객이 원하는 팝콘의 양은 맥주 두캔을 마실때까지 먹을 수 있는 양(약200g)이었다.”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에 맞는 팝콘을 생산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버터팝콘이 나오기 까지 6개월이 걸렸다. 벤치마킹할 팝콘을 찾기 위해 팀원 3명과 함께 하루 100봉지의 팝콘을 먹기도 했다. 그때 몸무게가 20kg이상 늘었다. 하지만, 양도 많아야 하고 버터도 넣으면서 가격은 저렴하게 공급할 생산 공장을 찾는 게 힘들었다. 전국 팝콘 생산 공장 10여곳을 다녔다. 우리가 원하는 포인트에 맞는 생산라인이 있으면 가격대가 안 맞고, 가격대가 맞으면 생산규모나 품질검사 등이 미달이 되었다. 그래도 전국을 돌아다닌 끝에 겨우 한 곳을 찾았다.”

김종각 팀장은 대학 2학년(2012년) 겨울방학때 이랜드 전략기획본부인 이랜드ESI 인턴십에 합격했다. 두달 방학동안 이랜드 브랜드와 지점의 경영전략을 기획하면서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리얼 비즈니스’프로그램이다. 그는 이랜드ESI는 자기주도적 성향의 소유자이면서 전략적 사고, 넘치는 아이디어, 프로세스 운영스킬을 지닌 사람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자기 주도성을 가지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ESI의 매력”이라며 “30대 경영자를 꿈꾼다면 도전해 볼 것”을 강조했다. 그는 가장 친한 친구와 후배들에게도 이 프로그램을 추천했다며 다시 태어나도 이랜드ESI에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어중문학을 전공한 김 팀장은 중국까지 진출해 본격적으로 중국어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고 했다. ‘국내 PB브랜드 시장 1위’에 오르는게 그의 꿈이다.


▷하나의 PB상품이 나오기까지 과정은 어떻게 되나
“아이템 선정이 가장 기본이다. 아이템이 선정되면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객조사(최소 1주일 소요)를 한다. 이후 상품 생산 공장 섭외(1~2주)에 나선다. 영업,판매,생산(2주)을 어떻게 할지를 고민한다. 제품 디자인, 물류시스템(1주)도 고려해야 한다. 신상품이 나오면 고객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도 한다. 이렇게해서 한개의 상품이 나오는데 최소 6~8주가 소요된다. 최근에는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SNS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한다.”

▷PB상품을 만드는데 시행착오는 없었나
“포장재, 포장색깔 등 하나하나에 국가기준을 맞춰야 했다. 상표권,저작권 등의 침해여부도 민감한 문제다. 패키징 작업만 10번 넘게 한 PB상품도 있다. 어떤 상품도 단 한번에 나온 상품은 없었다.”

▷PB상품의 최근 트렌드는 뭔가
“몇년 전만해도 우유, 생수 등 생필품을 주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가정간편식(HMR)을 많이 만든다. 1980년대생 주부들은 요리가 아닌 조리를 원한다. 간편한데 맛있게 먹고 싶은 것을 만드는게 포인트다. 맛있는 HMR을 만들려고 한다.”

▷‘맛있는 간편식’을 위해 맛집과 콜라보도 많이 하겠다.
“종갓집 김치,목우촌 햄 등 대형 식품 브랜드와 콜라보를 했다. 최근에는 죠스떡볶이, 군산오징어, 양평해장국,순희네 빈대떡,경양식1920,북촌손만두 돈가스 등과 콜라보를 진행중이다. 맛집과 똑같은 맛을 집에서도 맛볼 수 있도록 출시할 계획이다. 게다가 ‘겨울왕국 울라프 호빵’ 웹툰 ‘유미의 세포들 마카롱’처럼 캐릭터를 활용한 간식도 출시했다. 이랜드의 외식브랜드 자연별곡,애슐리 등과도 협업하고 있다. (김 팀장은 최근에는 생산공장의 기술력이 발전해서 맛집의 그 맛을 구현할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향후 목표는 뭔가
“단순히 가성비가 높은 PB상품발굴에서 벗어나 킴스클럽만의 검증된 품질과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시그니처 상품을 확대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40년간 쌓아온 이랜드의 상품 소싱 노하우를 발휘해 차별화된 PB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싶다.”

킴스클럽 PB사업팀은 처음 3명에서 출발해 10배가 늘어난 30여명이 됐다. 평균연령도 30대 초반이다. 2030의 입맛에 맞는 상품과 콜라보를 위해 직원들은 ‘젊은 감각’을 지닌 이들로 채웠다. 이랜드의 경영철학 ‘A급 제품을 소비자에게 반값에 제공’하는게 목표다. 불필요한 중간단계의 거품을 빼 고객들이 높은 가성비를 누리도록 하자는 것이다. PB상품기획자가 아이템선정부터 생산,판매,유통,마케팅까지 ‘일당백’으로 진행하는 이유다. 팝콘 PB상품을 총괄한 김 팀장은 거의 ‘팝콘박사’가 될 정도였다. 2018년 런칭한 킴스클럽 PB브랜드 ‘오프라이스’는 매년 20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올해 매출1000억원에 도전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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