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동주 "美 변호사가 왜 한국서 방송 하냐고요?"

입력 2020-07-27 15:57   수정 2020-07-27 15:59



본업은 변호사인데 방송에 나올 때마다 왠만한 연예인보다 화제가 된다. 부모 잘 만나서 편하게 살아온 줄 알지만, 이력을 보면 자신의 능력으로 쟁취한 것들이 더 많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알 정도로 가정사가 까발려졌지만 그럼에도 담담하게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여유있는 미소를 보였다. 서동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훤칠한 키에 연예인 뺨치는 빼어난 미모, 처음 마주한 서동주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한시간 남짓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가 어떻게 웨즐리대 음대를 거쳐 MIT에 편입해 펜실베이니아 경영대학원 와튼스쿨 박사 과정을 마치고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가 됐는지, 믿기기 힘든 이력을 수긍하게 된다. 현재 미국 5대 로펌 중 하나인 '퍼킨스 코이'에서 특허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서동주는 "재택 근무가 올해 연말까지 확정돼 한국으로 오게 됐다"며 "자가 격리 기간이 끝나서 한국에서 방송 활동도 하면서 지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모델이 처음이라, 어떤 타이틀로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며 "'연반인'(연예인과 일반인의 합성어)이라고 해야 하냐"고 솔직하게 털어 놓자, 서동주는 "그냥 애매한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웃으며 "아직 방송에 연예인 만큼 나가는 건 아니니 (방송인과 일반인을 합친)'방반인'으로 하자"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부모님의 이혼이 전 국민에게 생중계됐던 상황에도 서동주라는 이름은 많이 언급되지 않았다. 몇 년 전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는 것도, 미국에서 공부를 마친 후 샌프란시스코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도 최근 몇 년 사이에 알려진 것들이다.

하지만 서동주가 블로그에 꾸준히 일기처럼 써오던 글이 화제를 모으고, 2018년 TV조선 '라라랜드'에서 서동주의 일상이 공개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됐다. 이후 서동주는 한국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방송 스케줄을 소화해 왔다.

"방송을 하면서 즐거웠던 기억이 많아요. 안해본 일이라 힘들고, 어려운 점도 있지만, 큰 활력소와 에너지를 느낄수 있어서, 즐거워서 해요."

방송을 하면서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지만, 불필요한 오해와 시기 섞인 반응도 얻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도 "어차피 뭘 해도 피곤한 일은 있기 마련"이라며 "지금 회사에서도 오해와 피곤한 상황들이 있지만 즐거움이 더 크기에 그만두지 않는 것처럼 방송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방송은 누가 불러줘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아직은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다"면서 눈을 반짝였다.

"채널A '굿피플'을 할 때 즐거웠어요. 저도 인턴을 한지 오래되지 않았고, 그 친구들의 고민과 열정에 공감이 됐어요. MBC '공부가 머니?'도 재밌게 보고 있어요. 제가 공부에 일가견이 있잖아요.(웃음) 수학, 미술, 마케팅 등 한두마디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서동주의 멘탈 관리법은?

서동주와 이야기를 나눌수록 느껴지는 건 멘탈이 예사롭지 않다는 거다. 서동주 역시 "사람들이 저에게 가장 궁금해 하는 게 공부법인데, 비법은 멘탈"이라고 꼽았다.

"공부는 결국 멘탈 싸움인데,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목표는 크게 잡고 계획은 최대한 세세하게 잡아요. 오늘 할 일만 생각하도록 하는 거죠. 길게 보지 않아요.(웃음) 그걸 게임을 하듯, 레벨업 하는 느낌으로 실천했어요. 그렇게 하면 재밌고, 뿌듯하죠."

악플 등에 대해서도 "그런게 있냐"며 "사실 전 저에 대해 찾아보거나 하지 않는다"고 털어 놓으며 웃었다.

"미국에 있을 땐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에 일을 시작해 12시에 점심을 먹고 다시 일하고, 6시 쯤 저녁이나 휴식을 취하다 8시부터 다시 일해서 12시쯤 마무리해요. 한국에 있을 때에도 시차에 맞춰서 새벽 1시에 일어나 오전 11시까지 일하고, 스케줄을 소화하죠. 제 일 하기 바빠서 그런 걸 찾아볼 겨를이 없어요."

그런 바쁜 시간을 쪼개 연애도 하고, 꾸준히 글도 써서 최근엔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이라는 책까지 나왔다. "그렇게 바쁜데 언제 연애를 하냐"고 묻자 "다 된다"면서 또 다시 특유의 시원한 웃음을 보였다.
2년 간의 솔직한 고백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은 서동주가 2018년부터 꾸준히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엮은 책이다. "어려서부터 일기 쓰기를 좋아했지만, 숨겨도 기어코 찾아내 읽고 혼내는 아빠 때문에 일기 쓰기를 중단했다"는 서동주는 "일주일에 한 번은 글을 쓰고 싶었는데, 공책에 쓰면 분명 몇번 하고 그만둘 거 같아 블로그를 쓰게 됐다"고 털어 놓았다.

블로그 글이 화제를 모으고, 방송에 출연하게 되고, 지금의 활동까지 이어질 거라곤 2년 전엔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 두명이라도 보면 꾸준히 끈기있게 쓰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블로그 글이 화제를 모으면서 출판사 쪽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고, 책까지 나오게 됐죠. 처음엔 매주 쓴다는 게 힘들어서 저만의 좋아하는 장소를 골라 그에 얽힌 에피소드와 거기에 담긴 감정을 중심으로 쓰게 됐어요. 그런 평범한 일기였어요."

서동주는 '평범'이라고 평했지만, 많은 독자들이 그의 '솔직'함에 감동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하는 건은 깊은 내공의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 몇몇 이들은 서동주가 털어놓은 진심 중 자극적인 부분에만 집중했지만 그 역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던 서동주였다.

"너무 솔직했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어요. 부끄럽건, 즐겁건 그 모든 게 저의 삶의 일부고, 저라는 사람을 만들어준 이벤트라고 생각해요. 즐거운 것만 구분지어 쓰고 싶지 않았어요. 원래 힘든 일을 겪고 나면 더 성장하는 법이잖아요."
도전, 또 다른 도전

서동주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다. 피아노를 치다가 미술을 하고, 수학을 공부하다가 마케팅을 전공했던 이전의 시간 뿐 아니라 변호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지금도 마찬가지다.

"계속 도전을 한다고 말씀해 주시는데, 전 그냥 기회가 오면 잡는 편인 거 같아요. 그게 재밌어 보이면 주저하지 않고 했죠.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경험하는 즐거움이 좋아요. 요즘은 유튜브를 보다가 '칼리바'라는 악기를 알게 됐어요. 오르골 소리가 나는 작은 악기인데, 일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한 번씩 연주하곤 하죠."

하지만 한국에 완전히 들어오는 것에 대해선 여전히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에 오면 대형 로펌에서 일해야 하는데, 그러면 너무 빡세게 살아야 하잖아요.(웃음) 제 최종적인 목표는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하는 삶이거든요. 아직은 배울 것도 많고, 함께 일하는 분들이 좋아서 버티고 있는데, 이렇게 버티다가 죽을 거 같을 때(웃음) 그만둘 거 같아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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