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랑' 초보 프로듀서→충무로의 블루칩, 응원하게 만드는 송지효의 성장기

입력 2020-07-28 09:33   수정 2020-07-28 09:35

우리사랑 (사진=JTBC스튜디오, 길 픽쳐스)


‘우리, 사랑했을까’는 방송 전부터 14년차 독수공방 싱글맘 송지효에게 어느 날 나타난 ‘놈놈놈놈’을 통해 작정하고 판타지 같은 선물을 선사하는 드라마란 컨셉트를 내세웠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송지효의 인생캐가 기대되는 이유가 4명의 남자 때문만은 아니었다. 초보 영화 프로듀서에서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거듭나는 성장기가 시청자들의 애틋한 공감과 응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JTBC 수목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이하 ‘우리사랑’)의 지난 방송에서 초짜 프로듀서 노애정(송지효)은 영화계 저명한 인사들이 모두 모이는 ‘천명의 밤’에 초대됐다. 대한민국 영화 산업을 빛내고 있는 각계각층의 ‘스타’들을 보여주고 싶었던 그녀는 딸 하늬(엄채영)와 영상 통화를 하며, “엄마 그냥 여기서 쩌리야. 쩌리”라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이미 그곳에 초대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하늬와 엄마 향자 (김미경)에겐 빠지는 것 하나 없는 최고의 프로듀서다. 그 말에 힘을 얻어 “조그만 기다려. 딱 십 년 뒤에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 노애정만 찾게 할거야”라고 다짐했다.

애정은 영화사 경리직 8년 차에서 이제 막 전격기획팀으로 발령 난 신입 프로듀서. 그런 그녀에게 작품에 들어갈 막대한 제작비와 감독이 원하는 배우를 끌어올 능력을 증명해 보일만한 경력이 있을 리 만무했다. “노피디 능력으로 내 작품 못 만들어”, “엄지필름에 투자 할 회사, 이 바닥에 하나도 없어요”, “노피디 경력으로 이런 거물급 작품은 감당하기 힘들잖아”와 같은 말들만 봐도 프로듀서 노애정의 주변 평판이 어떠한지 알 수 있었다.

허나 애정은 프로듀서로서 이렇다 할 경력이 없을 뿐,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 제작에 대한 열렬한 애정은 견줄만한 대상이 없었다. 한국대 연극영화과를 같이 다니며 “같은 꿈을 꾸고, 같은 열정을 불태웠던 동지”였던 오대오(손호준)는 영화를 대하는 애정의 마음 가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 뜨거운 열의가 대오에게까지 전파됐고, 그가 한국대 연영과에 지원한 동기가 됐다.

“영화 그냥 꿈만 꾸게 될 줄 알았는데”, 스타작가 천억만의 판권계약서로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에 한 발짝 가까워지자 인생에 더는 없을 좋은 기회를 꽉 잡았다. 그걸로 영화를 만들어 갑작스레 생긴 10억 5천이나 되는 빚 상환과 “프로듀서로 능력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기로 다짐했다. 그래서 두 번 다시 없을 찬스가 스타작가 천억만이자 구남친 오대오에게 달려 있었을 때도 “동정표로 이번 계약 따낼 생각은 없다”라고 단호히 말할 수 있었다. 그가 계약을 결심한다면 미완성작인 ‘사랑을 없다’를 유일하게 완성 시킬 수 있는 단 한 사람, ‘노애정 프로듀서’의 역량 때문이었으면 했기 때문.

결국 구여친에게 복수한다는 이유로 계약을 ‘쫑’ 냈던 대오는, “너한테 맡기겠다고, 내 작품”이라며 그녀와 손을 잡았다. 그 후로도 밤을 새고, 동분서주하며 투자자 구파도(김민준)가 원하는 톱배우 류진(송종호)과 ‘아시아의 엔젤’ 주아린(김다솜) 섭외에도 열심히 나섰다. 이에 류진은 “노애정, 너랑 영화 하려고”라며 그녀 하나만 믿고 할리우드 진출까지 포기했고, 주아린 또한 마음을 움직였다. 그렇게 감독, 작가, 배우 모두 황금 라인업을 만들어 내며 텐트폴 영화로 급부상한 ‘사랑은 없다’. 매일 피땀눈물을 흘리며 열과 성을 다한 프로듀서 노애정의 뛰어난 역량에 모두가 찾는 스타 프로듀서로 거듭날 애정의 십 년 후를 열심히 응원하고 싶어진다. 물론 그 옆에 어떤 ‘놈’이 서있을지도 무척 궁금해진다.

한편 ‘우리사랑’은 매주 수,목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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