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 핵융합 발전소 총 조립 시작

입력 2020-07-28 17:00   수정 2020-07-28 21:36

한국 등 7개국이 참여해 건설중인 '인공태양'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총 조립이 시작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프랑스 카다라슈에서 ITER 국제기구(사무총장 베르나 비고)가 'ITER 장치조립 착수 기념식'을 열었다고 발표했다. 미국 EU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 등 참가국들이 각자 납품한 ITER 핵심장치들이 총 조립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ITER는 500MW(메가와트)급 열출력을 내는 핵융합 발전소를 2025년까지 건설해 2040년까지 운영하는 프로젝트다. 약 20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발전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극한의 크기와 무게를 지닌 품목들을 최종 조립, 설치하는 이 과정은 최고로 어려운 과학기술적 도전"이라며 "2007년부터 2040년까지 진행되는 '인류 최장, 최대 프로젝트'의 본 사업이 비로소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총 조립엔 4년 반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의 원리를 본뜬 핵융합 발전은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융합, 헬륨과 중성자를 방출할 때 상대성 원리에 따라 발생하는 막대한 에너지를 이용한다. 중수소와 삼중수소 가스를 거대한 도넛 모양의 '토카막' 진공용기에 분사하고, 수소를 가열해 플라즈마 형태로 만든다. 이 플라즈마를 섭씨 1억5000만도까지 가열하면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이 때 분출하는 초 고에너지 중성자의 열로 증기터빈을 가동해 전기를 생산한다.

원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바닷물과 리튬에서 얻을 수 있다. 수백만 년동안 인류 사회에 공급될 만큼 풍부하다. 파인애플 정도 크기의 연료를 장전하면 석탄 1만t에 해당하는 전기를 생산한다. 핵융합발전소 건설 및 운영 비용은 원자력발전소와 비슷하다. 그러나 운영 과정에서 고준위 방사성 핵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 '인류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라고 불리는 이유다.

ITER는 저온용기, 각종 코일(자석), 진공용기 등 각국이 납품한 첨단 기술의 결정체로 구성돼있다.

초고온 플라즈마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공간인 토카막 진공용기 9개 섹터는 한국(4개)과 EU(5개)가 나눠 제작했다. 토카막 진공용기와 초전도 자석을 감싸는 '보온병'인 저온용기는 인도가 만들었다. 베이스, 상·하부 실린더, 상부 덮개 등 네 개 부분으로 이뤄졌다. 높이와 직경이 각각 30m 에 달하는 거대 스테인리스강 진공 챔버다. 베이스 무게만 1200t에 달한다.



ITER는 1억5000만도 플라즈마를 가두고 제어하기 위해 세 가지 형태의 거대 초전도 자석(코일)을 사용한다. TF코일, PF코일, CS코일이다. 이들 자석은 항성 사이 우주 공간의 온도인 영하 269도로 냉각된 상태로 유지된다. 플라즈마 입자를 가두는 TF코일은 일본과 EU가 제작했다. ITER엔 총 18개 TF코일이 들어간다. 4층 건물 높이인 각 코일 무게는 360t에 이른다. 플라즈마를 벽에서 떨어뜨려 부양된 상태로 만드는 PF코일은 중국, EU, 러시아가 제작했다.

ITER에 들어가는 초전도 자석 중 가장 강력한 CS코일은 미국이 만들었다. 긴 펄스를 이용해 플라즈마에서 매우 강한 전류를 일으키는 이 코일은 'ITER의 심장'으로 불린다. 무게는 1000t으로 항공모함도 들어올릴 수 있는 자기력을 지닌다. 이 코일 지지 구조물은 우주 왕복선이 이륙할 때 발산하는 추진력의 두 배에 상당하는 힘을 견딜 수 있게 제작된다.

한국은 진공용기 섹터 일부를 포함해 열차폐체, 삼중수소시스템, 전원공급장치 등 9개 장치 구성요소를 납품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 등 과기정통부 산하 연구기관과 현대중공업 등 국내 11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그동안 6180억여원 어치를 수주했다.

2025년 말 ITER 준공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2040년까지 이를 운영하게 된다. 이후엔 2050년까지 200만 가구 전기를 생산하는 2000MW 상용 핵융합 발전소를 건설한다.

현장 토목공사 공정률은 현재 75%다. 토카막 빌딩과 조립동은 완성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중앙집중형 극저온(269도) 헬륨 가스 분사장치의 공정률은 60%다.


비고 ITER 국제기구 사무총장은 "핵융합발전소가 보편화되면 전기 사용량이 크게 확대되면서 산업, 건물, 교통 등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핵융합 발전은 지구를 위한 기적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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