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5·18 묘역서 무릎 꿇고 눈물…종일 광주 머물며 '통합' 발신

입력 2020-08-19 18:55   수정 2020-08-19 18:57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하루 일정을 전부 광주에서 보냈다. 5·18 민주화운동의 뜻을 기리고 국민 통합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반성'의 강행군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 조짐에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최소 인원을 대동한 채 애초 빡빡한 스케줄을 예정대로 소화했다.

이번 광주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5·18 민주묘지에서의 '무릎 사과'였다. 오전 묘역에 도착, 대학 연구실에서 강의를 준비하던 자신의 5·18 전야를 회고하는 것으로 사과문 낭독을 시작할 때만 해도 김 위원장은 담담해 보였다.

그러나 신군부의 국보위에 참여했던 전력과 과거 당의 잘못을 언급하며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라고 사과하는 대목에선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였다.

미리 준비해온 원고를 넘기는 손도 파르르 떨었다. 그의 구구절절한 사과에 한 시민은 "대표님 말씀이 맞다"고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어떤 느낌으로 눈물을 훔쳤나'라는 질문에 "발표문을 읽으면서 조금 감정이 북받쳐서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5·18민중항쟁 추모탑 앞에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무릎을 꿇은 채 15초가량 묵념했다.

김선동 사무총장, 송언석 비서실장, 김은혜 대변인,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등 당직자들이 뒷자리에서 나란히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80세의 고령인 김 위원장이 추모탑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가 일어서는 순간 넘어질 뻔해 주변 사람들이 급히 달려와 부축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름 없는 희생자까지 잊지 않겠다는 취지로 윤상원·박기순 열사 묘역뿐 아니라 행방 불명자 묘역에도 들러 헌화하고 묵념하며 '디테일'을 챙겼다.

그는 5·18 민주묘지에 이어 5·18 시민군의 마지막 저항이 있었던 옛 전남도청을 방문했다. 광주 소상공인연합회, 이용섭 광주시장과의 릴레이 간담회도 열었다.

김 위원장 일행은 이날 광주 시민들로부터 대체로 환영받았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20여명이 손팻말을 들고 따라다니며 "망언 의원 3명부터 제명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친 것 외에는 별다른 항의가 없었다.

대진연 소속 학생들이 김 위원장 뒤에서 항의 구호를 외치는 동안 김후식 전 5·18 구속자회 회장이 김 위원장의 손을 붙잡고 길을 안내했다.

그런 점에서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전 대표가 지난해 5월 18일 광주를 찾았을 때와 확연하게 대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전 대표의 방문 때는 사방에서 물병 등 물건이 날아들어 당에서 동원한 경호 인력이 우산을 펴고 막는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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