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손절'한 니켈광산, 워런 버핏은 '매수'

입력 2020-09-04 08:51   수정 2020-09-04 13:26



한국광물자원공사가 2조1000억원을 투입한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광물공사는 지난달 암바토비 광산 지분의 매각작업에 착수했다. 매년 수천억원의 손실이 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2018년 광물자원공사의 해외자산 전부를 매각하도록 결정했다.

업계에선 광물공사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기차 배터리가 ‘제2의 반도체’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암바토비에서 나오는 니켈과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다.

워런 버핏 벅셔헤서웨이 회장은 정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암바토비 광산 최대 주주인 일본 스미토모상사(47.67%)의 지분 약 5%를 사들였다.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7억5600만달러(약 9000억원)어치다.

스마토모상사만이 아니다. 이토추상사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 마루베니 등의 지분도 각각 5%씩 매입했다. 천연자원 개발에 주력했던 일본 종합상사들은 2016년 이후 원자재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증권업계에서는 버핏이 자원 사업에 주목해 일본 상사들을 사들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스미토모상사는 암바토비 광산의 조업차질 영향으로 올해 영업손실 규모가 1500억엔(1조67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미래 가치는 나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니켈 리튬 코발트 등 원자재 가격은 이미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니켈 현물 가격은 t당 1만5658달러로 최근 석달간 41.6% 급등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앤컴퍼니는 배터리용 니켈 수요가 2020년 15만t에서 2030년 약 110만t으로 일곱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용 금속지수는 3월 최저점보다 30% 이상 상승했고 16개월만에 최고 기록을 유지했다.

버핏은 우량주를 발굴해 끈질기게 기다린 뒤 차익을 내는 가치투자 전략으로 유명하다. 마이클 매켄지 파이낸셜타임즈 컬럼니스트는 "버핏이 이런 금융시장 변동과 원자재 가격의 상호 관계에 주목해 원자재 사업에 강한 일본 무역 상사를 사들였다"고 분석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3강인 한국 LG화학,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은 니켈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스미토모상사는 파나소닉에 니켈 양극재를 공급하는 메인 벤더다. CATL은 자국에 화유코발트라는 세계 1위 니켈 양극재 생산업체가 있어 든든하다. 하지만 한국 업체들은 니켈 양극재 소재의 7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한다. 중국이 자원을 무기화하면 '제2의 반도체'라는 배터리 산업도 한순간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광물공사 지분을 스미토모가 매입하면 전기차 배터리 분야 최대 경쟁국인 일본이 이 사업을 사실상 독점(지분율 80.97%)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배경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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