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예산국(CBO)은 2021회계연도(2020년 10월~2021년 9월) 연방정부 채무가 21조9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올해 98.2%인 국가채무비율은 1년 뒤 104.4%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1946년(106%) 이후 처음으로 국가채무비율이 100%를 또 넘을 것이란 설명이다.
경기 하강을 막으려고 ‘코로나 지원금’ 등 정부 지출을 늘린 게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올 3월 17조7000억달러였던 총 채무는 3개월 만에 15.8%(2조8000억달러) 급증했다. 이에 비해 4~7월 세수는 작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전국적인 경제 봉쇄령 탓이다. 그 결과 올해 재정적자가 3조3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CBO는 분석했다. 작년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채무비율 증가 속도는 특히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2008년 35.2%였던 국가채무비율은 금융위기 후 2010년 52.3%로 급등한 뒤 2013년 70.3%로 치솟았다. 이후 작년까지 77.4%로 완만히 상승하다가 올해 98.2%로 급등할 것이란 게 CBO의 예상이다. CBO는 국가채무비율이 2023년 107%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뒤 2030년 109%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그리스와 달리 미국의 국가채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세계 경제가 기축통화인 달러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데다 ‘경제 패권국’인 만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논리다.
뉴욕=조재길 한국경제신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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