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민주당이 이겨도 中 제재 지속…양국 패권 경쟁은 끝나지 않을 전쟁"

입력 2020-09-24 17:36   수정 2020-09-25 01:25


“미·중 충돌은 안보 문제로 위장한 경제패권 다툼입니다.”(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 “중국의 국산화 속도가 빨라져 한국 기업의 타격이 예상됩니다.”(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

‘격화되는 미·중 기술 패권 전쟁, 한국 반도체 기업의 위기 돌파 방안’ 웨비나(웹+세미나)가 지난 21일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열렸다. 안현실 한경 논설위원 겸 전문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웨비나에는 경종민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명예교수, 안기현 상무,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 황철성 교수 등 반도체 전문가들이 토론자(패널)로 참가했다.

토론자들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더라도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강대국 간 패권 다툼에 휩쓸리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기술력을 높이는 데 더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안보 이슈 이면에 있는 ‘경제 패권’ 경쟁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대선 이후에도 화웨이 제재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이유로 미국이 중국 반도체산업의 약진을 저지하기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해왔다는 점을 들었다. 황 교수는 “중국 견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부터 준비됐다”며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에릭 슈밋 전 구글 회장 같은 미국 산업계 리더들과 대학교수 30여 명을 모아 중국에 대한 견제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제재 대상이 화웨이를 넘어 중국 반도체산업 전체로 확산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연 위원은 “중국 반도체산업 전체를 타격하면 미국 장비업체 수출이 급감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반면 경 교수는 “미국이 철저하고 근원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라며 강력한 제재의 지속에 무게를 뒀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선 ‘불확실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론 (중국이) 성공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다. 황 교수는 “5년 전 100㎚(나노미터, 1㎚=10억분의 1m) 공정도 못하던 중국이 지금 14㎚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를 하고 있다”며 “중국 최고 인재가 반도체산업에 집결해 있기 때문에 2~3년 뒤면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 위원은 “지난 16일 중국이 ‘민영경제 통일전선’을 발표하며 민간자원 총동원령을 내렸다”며 “반도체 굴기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중국의 기술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4차 산업혁명 주도권을 둘러싼 미·중 간 충돌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연 위원은 “중국은 반도체 개발을 냉전 시기 핵 개발에 비유할 정도로 사활을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상무는 “끝나지 않을 전쟁 같다”고 말했다.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 대한 의견에는 온도차가 있었다. 연 위원은 “미국 편을 들고 있는 일본 사례를 참고하며 대응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계 전문가들은 정부에 기대기보다 ‘자력생존’을 위한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 교수는 “한국 기업이 자신감을 갖기 위해선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며 “정부는 큰 그림과 큰 원칙을 제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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