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쳤다하면 290야드'…LPGA도 장타 바람

입력 2020-10-09 18:09   수정 2020-10-10 00:16


291야드. 필리핀 국적의 루키 비앙카 파그단가난(22)이 9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기록한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다. 올 시즌 평균 287.462야드를 보내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가 297.9야드다. 이번 대회가 끝나면 파그단가난의 비거리 기록은 시즌 평균 290야드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270야드는 명함도 못 내미는 LPGA
LPGA투어에서도 ‘장타 경쟁’이 뜨겁다. 남자 선수 뺨치는 거포들이 해마다 투어에 진입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보기 힘들었던 280야드대 선수가 올해는 세 명이나 된다.

1위에 올라 있는 파그단가난은 LPGA 역대 최고 비거리(시즌 평균 기준)로 시즌 ‘장타왕’을 사실상 예약했다. 마리아 파시(22·멕시코)가 282.867야드를 기록해 2위, 지난해 장타왕 안느 판 담(24·네덜란드)이 281.057야드를 보내 3위에 올라 있다. 270야드대를 치는 박성현(27) 김세영(27)은 이제 순위에서 한참 밀려난 처지다.

1990년대 중반부터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를 측정해온 LPGA투어에서 270야드 벽은 이미 2000년대 초반에 무너졌다. 280야드 벽은 2006년 카린 쇼딘(37·스웨덴)이 284.5야드를 기록해 무너뜨렸지만, 2016년 281.372야드를 보내며 장타왕에 오른 조아나 클라텐(35·프랑스)이 다시 나오기까지 무려 10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시즌 평균 290야드’ 벽은 아직 한 번도 깨지지 않았는데, 파그단가난이 정복을 앞두고 있다. ‘꿈의 비거리’ 300야드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키 162㎝의 평범한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는 파그단가난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따내 고국 필리핀에선 이미 스타 골퍼로 대접받고 있다. 미국 골프닷컴은 “드라이버로 함께 경기하는 선수보다 30~40야드를 더 보내는 파그단가난의 티샷을 보면 입이 ‘쩍’ 하고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파그단가난은 “특별한 요령은 없다”며 “그냥 내가 칠 수 있는 한 가장 세게 공을 치려고 할 뿐”이라고 했다. 그는 연습라운드에서 320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리기도 했다.
대회 코스까지 장타 경쟁 부추겨
장타자에게 유리하도록 코스를 세팅하는 LPGA투어의 전략도 선수들의 장타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올해 KPMG 여자 PGA챔피언십이 열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밍크GC는 6800야드 이상으로 코스를 세팅할 수 있다. 대회 주최 측은 1라운드 코스(파70)를 웬만한 파72 길이인 6577야드로 세팅했다. 이 대회를 앞두고 박인비(32)는 “이 코스의 가장 큰 도전은 거리”라며 “3년 전만 해도 그렇진 않았는데, 이젠 거의 모든 대회 코스가 장타자에게 유리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상위권에 장타자가 빼곡한 PGA투어와 달리 LPGA투어에선 장타 기록이 성적과 비례하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챔피언 11명 중 매들린 삭스트롬(267야드)과 멜 리드(264야드) 정도가 장타 계열에 속할 뿐이다. 파그단가난은 이날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트리플 보기를 기록하는 등 7타를 잃어 최하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브리트니 린시컴(35·미국)과 켈리 탄(26·말레이시아)이 3언더파 67타 공동 선두로 나섰다. 한국 선수 중에선 양희영(31)이 1언더파를 쳐 공동 9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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