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오전 실시된 北 열병식, 왜 이번엔 '심야 새벽'에 열렸나

입력 2020-10-10 16:30   수정 2020-10-10 16:45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당일인 10일 유례없는 '새벽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이 포착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10일) 새벽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장비·인원 동원하에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한미 정보당국은 본행사일 가능성을 포함하여 정밀 추적 중에 있다"고 전했다.

합참은 정확한 시점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날 평양 김일성 광장에선 날이 어둑한 새벽 12시부터 오전 3시까지 대규모 군부대 행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도 열병식에 참석해 사열 보고를 받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통상 오전 10시를 전후해 열병식을 개최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정황대로 북한이 이날 새벽에 열병식 본행사를 개최한 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북한이 이번 열병식을 새벽에 진행한 배경으론 우선 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열병식을 "특색있게 준비하라"고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일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평양 시내 조명 축전을 소개하며 "당 창건 75돌을 맞으며 진행하게 될 경축 행사 장소들의 불 장식도 우리 식으로 더 밝고 훌륭히 완성하기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한 바 있어서다.

또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월13일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한 정치국회의에서 "모든 경축 행사들을 최상의 수준에서 특색있게 준비해 당 창건 75돌에 훌륭한 선물로 내놓을 수 있는 대정치 축전으로 되도록 하기 위한 해당한 대책을 강구했다"고 보도했다.

때문에 북한이 불꽃놀이나 발광다이오드(LED) 무인기(드론)를 활용해 특이한 심야 볼거리가 있는 축제 형식의 열병식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NK뉴스는 평양 내 소식통을 인용해 "항공기나 무인기가 날아가는 소리, 중장비가 이동하는 소리, 자정께 불꽃놀이가 벌어지는 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또한 한미 정보당국 등이 전략무기 자산을 파악하는 데 다소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새벽에 행사를 치른 배경으로 거론된다. 군 당국 역시 이번 열병식이 본행사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날 새벽 북한이 동원한 장비를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이번 열병식에서 사거리가 늘어나거나 다탄두 탑재형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규모 인원 동원이 다소 어려운 만큼, 규모가 눈에 띄지 않는 야간 열병식을 선호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열병식 개최 시점이 새벽이라는 점에서 관련 정황이 '예행연습'으로 최종 파악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은 열병식과 관련해 어떠한 보도도 내놓지 않아서다.

그간 북한이 생중계하지 않은 열병식에 대해선 녹화 중계를 진행해온 만큼, 본행사가 맞는다면 이르면 이날 오후, 늦어도 내일 중으론 조선중앙TV를 통해 관련 내용이 전파를 탈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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