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들다" 숨진 택배기사 사연에 난데없는 생수 배송 논란

입력 2020-10-19 17:13   수정 2020-10-19 18:12



새벽까지 고된 노동을 감내하던 택배기사가 사망한 사고 이후 애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측은 19일 한진택배 동대문지사에서 일하던 30대 택배기사 김모 씨가 12일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명백한 과로사"라고 주장하는 한편 사측은 김씨가 평소 지병이 있었다는 점과 업무 처리량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는 것을 근거로 들며 과로사가 아니라는 입장으로 대립하고 있다.

김씨는 최근 동료에게 새벽 문자를 보내 "(일부) 물량을 안 받으면 안 되겠냐. 형들이 돈 벌라고 하는 것은 알겠지만 너무 힘들다"는 내용의 문자를 남긴 것으로 전해져 보는 이들은 안타깝게 했다.

지난 8일 새벽 4시 28분께 작성된 메시지에서 고인은 "오늘 420개 들고 다 처리하지도 못하고 가고 있다. 집에 가면 5시"라며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또 물건 정리해야 한다"고 격무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씨는 하루 200~400여건을 배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택배 측은 "국과수 부검 결과 고인은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정됐다"고 말하며 과로사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사측의 발표에도 최근 택배기사들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근본적인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김원종씨(48)가 배송 작업 도중 가슴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으며, 12일 경북 칠곡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인 20대 장모씨가 숨을 거뒀다.

택배기사의 사망사고가 올 들어서만 10건이나 일어나자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애도 목소리와 함께 "생수는 배달시키지 말고 직접 사라"라는 요청의 메시지도 터져 나왔다.



택배기사들의 업무 중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생수 배달이라는 지적과 관련한 목소리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인간적으로 엘리베이터 없는 빌라 등에서는 생수를 수십 개씩 배송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과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배달시키는 건데 무슨 소리냐"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아울러 "택배회사 시스템 문제이기도 하지만 시스템이 안바뀌는 이상 피해보는 건 택배기사들이니까 생수는 생수 전문 회사에 배달시켜라", "생수 배달은 미안한 일이지만 부당한 일은 아니다. 아내가 매달 2L짜리 36개 배달시키는데 난 대문에서 부엌까지 옮기는 데도 죽을 맛이다. 택배기사들 힘내라", "생수, 쌀 등은 택배비 올려받는 게 정당하다", "차라리 렌탈 정수기를 들여놓는 것은 어떨지" 등의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한편 그룹 태사자 출신 김형준은 과거 한 예능에서 모 소셜커머스 택배 기사로 근무했던 사실을 공개하면서 "영등포 쪽에서 1년간 3만 개 정도 배송하면서 열심히 살았다"며 "고양이 사료, 고양이 화장실로 쓰이는 모래, 생수 등을 배송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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