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폰' 회로기판에 새겨진 '할 수 있다는 믿음'

입력 2020-11-02 09:01  

‘할 수 있다는 믿음’.

1998년 10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최초 폴더형 휴대폰 ‘SCH-800’ 회로기판에 새겨진 문구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시절, 위기를 극복하고 초일류로 성장하겠다는 삼성전자 직원들의 꿈이 담겼다. 1990년대 초 이건희 삼성 회장은 “향후 한 명당 한 대의 무선 단말기를 갖는 시대가 온다”며 무선전화기 개발주기를 앞당기라는 특명을 내렸다. 이 회장은 직접 휴대폰 디자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등 휴대폰에 공을 들였다. 1994년 이 회장의 아이디어가 담긴 애니콜 브랜드 휴대폰 ‘SH-770’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통화와 종료버튼을 키패드 맨 위에 놓도록 고안해 모든 업체가 따라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양산에 치중하느라 불량률이 11.8%에 이르자 1995년 3월 수거된 휴대폰 5만여 대를 불태우는 화형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당시 국내 4위였던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이듬해 모토로라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애니콜 신화의 시작이었다.

이후 ‘이건희 폰’으로 불리며 2002년 출시된 ‘SGH-T100’과 ‘SCH-X430’은 당시로선 최고 스펙인 31만 화소의 내장 카메라와 동영상 촬영기능, ‘클램셸’(조개) 디자인 등으로 호평을 받아 불과 2년 만에 세계 1000만 대 이상 판매되는 성공을 거뒀다.

2010년 등장한 ‘갤럭시S’ 역시 ‘이건희 폰’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정도로 이건희 회장의 꿈과 열정이 담겼다. 터치로 화면 입력을 인식하면서 LCD보다 훨씬 밝고 화사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을 최초로 채택하는 등 애플의 아이폰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갤럭시S는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세계 시장 1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 삼성이 최근까지 갤럭시폴드 등 혁신제품을 계속 만들어낸 것도 이건희 회장이 남긴 유산이다.

정태웅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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