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일 청와대 일자리수석에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김강립 보건복지부 1차관,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에 박진규 전 대통령비서실 신남방신북방비서관을 내정하는 등 12명의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청와대 출신과 여당 공천 탈락자들이 이번 차관급 인사에 대거 포함되면서 논공행상과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다주택 문제로 청와대를 떠났던 비서관들이 소속 부서 차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청와대 출신을 내각에 전진 배치해 집권 4년차 국정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진규 전 비서관과 윤성원 전 비서관은 모두 다주택자 논란으로 짐을 쌌던 인물들이다. 청와대는 1주택을 제외하고 매각 절차를 밟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박 내정자는 나머지 1주택을 매각 중이어서 다음달 중 등기이전이 완료될 것”이라며 “윤 내정자도 주택 2채 가운데 1채의 매각이 완료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출신 인물 챙기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금융위 부위원장과 기상청장에 각각 내정된 도규상 전 비서관과 박광석 실장도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에서 일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박 청장 내정자는 환경·기후정책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은 행정 전문가”라며 “현 정부 기후환경정책 수립에 기여한 바 있어 국민이 체감하는 기상청의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내정된 민병찬 관장도 눈에 띄는 인사다. 민 관장은 2018년 학예연구실장 재임 중 손혜원 전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나전칠기 현대 미술품 구입을 종용하자 강하게 반발하면서 경주박물관장으로 좌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와대는 30여 년간 일선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이 단순한 전시를 넘어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강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와 업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일선 부처에 전진 배치했다”며 “국정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공직사회 내부 쇄신을 촉진해 후반기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 개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 실장은 지난 7월 청와대 다주택 참모 논란 당시 사의를 밝혔으나 유임된 바 있다. 노 실장 후임으로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등이 거론된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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