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10배 불어난 코로나 확진자…세계 경제 '더블딥' 공포

입력 2020-11-09 09:01  


프랑스가 지난달 30일 0시부터 한 달 동안 전국적인 셧다운(봉쇄)에 들어갔다. 식당과 술집은 문을 닫았고, 기업에는 재택근무 권고가 내려졌다. 한때 400~500명대로 떨어졌던 프랑스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만 명대로 다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유럽의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독일도 이달 2일부터 식당, 영화관 등의 영업을 막았다. 미국 일리노이주(州)는 시카고 식당의 실내 영업을 금지했고, 뉴욕주 역시 비슷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등의 하루 확진자 수는 4~5월 대비 최고 10배 이상 늘었다. 미국에서도 하루 10만 명을 넘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백신 개발은 기약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 국가는 속속 ‘2차 경제 봉쇄’를 선택하고 있다. 세계 경제에 ‘더블딥’ 공포가 퍼지기 시작했다.
현실이 돼버린 코로나 2차 대유행
더블딥은 반짝 회복세를 보이던 경기가 다시 속절없이 주저앉는 상태를 말한다. 두 번이라는 뜻의 더블(double)과 급강하를 의미하는 딥(dip)을 합친 말이다.

주요 선진국 경제는 올 2분기 최악의 침체를 겪었지만 3분기에 봉쇄가 풀리면서 비교적 큰 폭으로 반등했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33.1%(연율 기준)로 70여 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4분기엔 다시 추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 GDP의 70%를 떠받치는 민간 소비가 회복되지 않으면 경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각국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원유(原油), 은(銀), 팔라듐 등 원자재 가격도 일제히 하락세다. 기업 생산에 브레이크가 걸리면 원자재 수요도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는 “코로나19가 다시 퍼지고 있는데 벌써 독감 유행철로 접어들고 있다”며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했다. 세계 경제가 마지막 분기에 다시 고꾸라진다면 1980년대 초 ‘석유 파동’ 이후 약 40년 만에 더블딥이 현실화하게 된다.

경기 침체를 달가워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1년에 사계절이 있듯, 경기도 주기적으로 상승과 하강을 되풀이하는 것이 경제의 기본 법칙이긴 하다. 하지만 코로나발(發) 불황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고 끝을 알 수도 없는 ‘장기전’이 되어가는 모습이다.
고꾸라진 세계 경제의 운명은
경제신문을 읽다 보면 불황기→회복기→호황기→후퇴기를 반복하는 경기순환에 관련된 다양한 표현을 접할 수 있다. 경제가 단기간에 급속히 추락했다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은 ‘나이키 커브’라고 한다. 미국 나이키의 유명한 로고 모양을 떠올리면 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경제가 언제 되살아날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등장한 말이다. 주가 예측 등 여러 영역에서 ‘급격한 하락, 완만한 회복’을 상징하는 용어로 쓰인다.

‘소프트 랜딩’과 ‘하드 랜딩’은 경기 침체를 착륙하는 비행기에 빗댄 표현이다. 소프트 랜딩은 활주로에 부드럽게 내려앉는 연착륙(軟着陸)에서 유래했다. 급격한 경기 침체나 실업 증가를 야기하지 않고 경제가 서서히 가라앉는 것이다. 반면 하드 랜딩은 비행기가 부서질 듯 거칠게 내려앉는 경착륙(硬着陸)이다. 경기가 갑자기 얼어붙으면 가계, 기업, 정부 모두에 충격이 크고 회복에도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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