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영 "AI 덕분에 '일을 위한 일' 줄이고 '업의 본질'에 집중"

입력 2020-11-11 17:23   수정 2020-11-12 00:57


“19세기 후반 카메라가 처음 등장할 때 화가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란 우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카메라의 등장으로 지난 100년 동안 영상 등 새로운 산업이 발전하고 일자리도 생겨났습니다. 인공지능(AI)이 직업을 대체할 것이란 얘기는 비과학적 두려움이자 역사에 대한 무지에 불과합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대 교수는 1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AI와 인간,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를 주제로 개막한 ‘글로벌인재포럼 2020’의 기조세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준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AI와 함께 일하는 법’이란 주제로 열린 기조세션에서는 이 교수를 비롯해 마틴 플레밍 전 IBM 수석이코노미스트, 이석영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 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가 발표자로 나섰다.
“평생학습에 대한 사회적 계약 필요”
이경전 교수는 많은 사람이 AI에 대해 막연한 환상과 공포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는 기계와 인간, 환경을 조금 더 지능적으로 만드는 방법론일 뿐 인간을 모방하거나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탁기나 냉장고와 함께 일한다고 하지 않는 것처럼 AI도 그저 잘 만들고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면 된다”고 덧붙였다. AI의 역할은 이전 다른 기계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을 도와 성과를 높이고 비용을 줄이는 수단이고, 이에 대한 책임은 인간의 몫이란 진단이다.

그는 “AI가 기존 직업을 없애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상당수가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던 영역의 일자리”라고 설명했다. 이경전 교수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프론텍의 예를 들었다. 그는 “이 회사에선 두 명의 직원이 하루에 10만 개에 달하는 너트의 품질을 일일이 눈으로 검사했는데 머신비전 기술로 이를 대체했다”며 “이 일을 하던 사람들이 다른 업무를 맡으면서 회사의 전체적인 생산성이 높아지게 됐다”고 소개했다.

플레밍 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인구구조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모든 선진국이 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며 “근로자 공급 부족이라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기업이 AI와 클라우드 같은 정보기술(IT)을 받아들이는 추세”라고 했다.

기술 도입이라는 변화는 근로자들의 업무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는 “AI로 인한 자동화가 진행될수록 근로자들은 새로운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며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전문성을 가진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는 더 많은 보상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개인 입장에선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경력 관리가 요구된다. 플레밍 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평생학습이 필요하다”며 “기술 변화에 따라 개인이 새롭게 역량을 익히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을 위한 일’ 줄여주는 AI
기업용 협업툴 ‘카카오 워크’ 개발을 총괄한 이석영 부사장은 자사의 AI 기술이 업무 방법과 환경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소개했다. 그는 “기업의 결과물이 조직원들이 각자 만든 결과물을 합친 것보다 크려면 협업을 통한 시너지가 필요하다”며 “협업의 필수 조건인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카카오 워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카카오 워크의 핵심 기능으로 검색을 꼽았다. 그는 “AI 기술을 적용한 강력한 통합 검색 기능으로 업무 과정에서 주고받았던 대화, 자료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며 “기업 내부의 데이터베이스 등 자산들을 검색하는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커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절차, 규율 등 ‘일을 위한 일’을 AI로 최소화하는 게 목표다. 그는 “AI는 사람이 본질적인 일에 집중하도록 보조해주는 수단”이라며 “이제 발걸음을 뗀 수준인 만큼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CJ그룹의 IT서비스 기업인 CJ올리브네트웍스의 차인혁 대표는 AI 등 새로운 기술 도입에 따라 기업의 역할이 과거와 다르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이윤추구가 기업의 목표였다면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지금은 기업 역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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