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모두 반대하는데…노조법 개정 속도내는 여당

입력 2020-11-18 15:55   수정 2020-11-18 15:58


더불어민주당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조합법 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하며 막판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은 물론 노사 모두 정부안에 반대하고 있어 법안 통과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8일 노조법 개정 등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와 노사 의견을 수렴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정부안엔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활동 허용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 삭제 △단체협약 유효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공청회에서 “ILO 비준 논의가 하루이틀 얘기도 아닌데 뜸을 더 들인다면 직무 유기”라며 “이번 정기국회 안에 마무리 지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미향 의원도 “더 이상 빠져나갈 길은 없다. 법 개정 당위성을 공유해야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30일 고용노동소위에 해당 법안을 상정하고 이번 정기국회 안에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경영계와 노동계는 모두 정부안의 부작용을 우려하면서 강력 반대하고 있다. 경영계는 해고자·실업자의 노조활동 허용과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조항 삭제를, 노동계는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과 사업장 출입제한 구분 등을 문제삼고 있다. 장정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ILO 비준을 위해 단결권 확대가 불가피하다면 힘의 균형을 위해 사측의 대항권도 보장돼야 한다”며 “쟁의 때 대체근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 노조 전임자 대상 급여 지급 문제에 대해서도 “산업현장의 갈등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유정엽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정책2본부장은 ILO 핵심협약 비준의 필요성은 강조하면서도 “정부안엔 ILO 협약과 무관하거나 노동 기본권을 후퇴시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비판했다. 유 본부장은 “단협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면 노조 대표자가 2년 임기 동안 교섭을 한 번도 할 수 없는 등 교섭권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양대노총은 환노위가 30일 해당 법안을 소위에 올려 논의를 시작할 경우 파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이 기업들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자체 노조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비준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이렇게 서둘러 급하게 해야하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노사정 모두가 반대하는 노조법이 말이 되냐”며 “사후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민주당이) 밀어붙이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이대론 통과 못 시킨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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