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前이나 지금이나…비트코인 쓸 곳 없어

입력 2020-11-19 17:25   수정 2020-11-27 18:36

“네, 가능해요. 그런데 잠시만요….” 서울 명동의 피부관리점 이브스킨아트.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되느냐”고 묻자 김선자 대표는 정수기 옆 수납장을 주섬주섬 뒤져 비트코인 QR코드가 그려진 코팅지 한 장을 꺼냈다. “올해 처음 꺼내 보네요. 찾는 분이 아예 없어서 넣어놨거든요.”

가상화폐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을 알려주는 인터넷 사이트 코인맵에 등재된 국내 비트코인 사용 가능처는 180여 개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서울지역 50곳을 확인해본 결과 “지금도 비트코인을 받는다”는 업소는 이브스킨아트를 포함해 7곳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과거에 잠시 받았다가 중단했다”고 답하거나 폐업 등으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여전히 결제가 가능한 상점들도 최근 가상화폐 결제 건수는 ‘0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대표는 2017년 비트코인 결제를 시작했다. 소상공인 공부 모임에서 가상화폐 얘기를 듣고 아이디어를 얻어 블로그에 “비트코인도 받는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자 1주일에 한두 명씩 비트코인으로 계산하는 손님이 생겨났다. 받은 가상화폐를 얼마에 팔았는지 꼼꼼히 적어둔 장부를 보여줬다. 코인 열풍이 꺼지면서 이런 발걸음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김 대표는 “작년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으로 결제하겠다는 손님이 있었는데, 올해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태원 레스토랑 ‘더젤’에서는 비트코인부터 이더리움, 리플, ADA, 스텔라, 코스모스 등 총 14종의 가상화폐로 음식값을 지급할 수 있다. 하지만 2년 전 한 영국인을 마지막으로 비트코인 얘기를 꺼내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이제춘 더젤 대표는 “유럽에는 가상화폐로 실물 결제가 가능한 곳이 훨씬 많다”며 “우리도 언젠간 그렇게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코인 결제를 계속 받을 생각”이라고 했다.

장어구이 식당을 운영하는 임모씨도 2017년 10월부터 비트코인을 받다가 지난해 중단했다. 임씨는 “처음에는 매월 400만~500만원이 비트코인 매출이었다”며 “이제는 쓰는 사람이 없고, 나 역시 가지고 있던 비트코인을 처분했다”고 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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