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상' 한발 물러선 구글…돌연 "한국은 내년 10월로 연기"

입력 2020-11-23 17:26   수정 2020-11-24 00:56

구글이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의 결제 수수료를 모든 신규 콘텐츠 앱에 적용하려는 시점을 내년 1월에서 10월로 연기했다. 국내 정보기술(IT)업계의 반발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명 ‘구글 인앱결제(앱 내 결제) 방지 법안’도 영향을 줬다. 하지만 국내 IT기업과 영세 스타트업의 피해는 여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신규 앱도 내년 10월부터 적용
구글은 23일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최근 발표한 구글플레이 결제 정책 명확화(인앱결제 확대)에 영향을 받는 소수의 신규 콘텐츠 앱에 대해서도 유예 기간을 2021년 9월 3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 9월 구글플레이에서 팔리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인앱결제를 적용해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받겠다고 밝혔다. 신규 앱은 내년 1월 20일, 기존 앱은 내년 10월 1일부터 적용할 방침이었다. 구글이 인앱결제 확대 적용 시기를 연기한 것은 지난 10월 인도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인도에서는 신규와 기존 앱 모두 인앱결제 강제 시기를 2022년 4월로 미뤘다.

구글이 인앱결제 적용 시기를 일부 미룬 것은 국내 IT업계의 반발 때문이다. 국내 디지털 콘텐츠업계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가 콘텐츠 사업자들의 결제 방식 선택권을 박탈하고, 높은 수수료가 서비스 혁신을 막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수수료 강제로 콘텐츠 사용료가 올라 소비자 후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반발했다.

이런 이유로 법무법인 정박과 공동 변호인단은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24일 구글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계획이다.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조치는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및 불공정거래 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악영향은 그대로”
애플이 최근 앱 장터 수수료를 일부 인하한다고 밝힌 것도 구글의 전략 변화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지난 18일 앱스토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수수료 제외)이 100만달러(약 11억원) 이하인 앱 개발사를 대상으로 내년부터 인앱결제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15%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그동안 특별한 이유 없이 앱 생태계를 만든 애플을 따라 앱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받아왔다. 구글은 이번 연기 조치에 대해 “한국의 개발자와 전문가로부터 전달받은 의견을 수렴했다”며 “구글은 한국의 개발자들이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글의 이번 조치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앱 출시 후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차피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9개월 정도의 유예 기간으로 신규 사업자가 얻는 이익이나 구글이 잃는 수입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로 한국에서 연간 수천억원의 추가 수입이 예상된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회에서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법안까지 논의되고 공정위 조사도 앞두고 있어 구글이 궁지에 몰렸다”며 “일단 ‘소나기만 피하자’는 식의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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