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드는 LNG선…조선 3사 '수주 훈풍' 분다

입력 2020-11-23 17:36   수정 2020-11-24 01:01

“7회말 이후 홈런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조선 빅3’의 수주 행진을 지켜본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평가다.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는 극심한 수주 가뭄에 시달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선주사들이 발주를 미룬 영향이다. LNG선 발주도 뚝 끊겨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반전은 9월 이후 나타났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잇달아 조(兆) 단위 초대형 계약을 따내며 막판 몰아치기 수주에 나섰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중국에 내줬던 세계 1위 자리도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9월 이후 수주 집중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는 지난 9월 이후 74억달러(약 8조2000억원)어치 선박을 수주했다. 올해 전체 수주량(141억달러)의 절반 이상을 최근 석 달 새 따냈다.

가장 부진했던 삼성중공업의 반등이 두드러진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수주 계약을 따내며 올해 수주 목표 달성률을 15%에서 단숨에 45%로 끌어올렸다. 한 조선 부품업체 사장은 “올해 삼성중공업 조선소가 있는 거제도의 많은 부품사가 도산 위기까지 몰렸다”며 “이번 대규모 수주로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한 달 사이 잇달아 조 단위 초대형 계약을 따내며 수주 목표 달성률을 각각 57%, 55%까지 끌어올렸다.

불황의 한파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조선업계는 연말을 기점으로 뚜렷한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컨테이너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등 다양한 선종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선 수요가 늘면서 최근 독일 하파그로이드, 그리스 선사인 코스타마이어, 대만 에버그린마린 등이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위해 국내 조선 빅3, 중국 후둥중화조선 등에 견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부가 LNG선 발주 기대
올해 선박 수주량에서도 중국을 제치고 1위에 오를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 7월 월간 선박 수주량에서 중국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한 뒤 4개월 연속 선두를 지켰다. 연말 몰아치기 수주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 말 역전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은 6월 말 기준 누적 수주량이 1위 중국과 39%포인트까지 벌어졌지만, 지난달 말 12%포인트로 격차를 좁혔다. 지난달 말 기준 한국과 중국의 누적 수주량은 각각 377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522만CGT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내년 한국 선박의 글로벌 수주량은 600척으로 전 세계 점유율의 5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카타르 모잠비크 캐나다 등의 지역에서 LNG 프로젝트가 재개되면서 그동안 국내 조선사들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LNG 운반선 발주가 쏟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LNG선은 척당 가격이 2억달러(약 2500억원)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에 비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는 총 16척으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8척의 건조 의향서를 받았으며 연내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타르 프로젝트는 올해 6월 국내 조선 3사와 카타르 국영 정유사인 페트롤리엄이 2027년까지 100척 규모의 슬롯예약 약정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르면 연내 본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크다.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회사인 페트로나스가 추진 중인 최대 6척 규모의 LNG선 도입을 놓고도 한국과 중국 조선소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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