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회사채 디폴트에 대한 두 가지 해석

입력 2020-11-24 10:11   수정 2020-11-24 10:17

최근 중국 반도체 굴기 대표기업 칭화유니그룹이 2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에 실패하면서 중국의 신용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다. 이에 앞서 BMW와 합작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화천자동차도 회사채 디폴트에 빠진 바 있으며, 융천석탄그룹도 1,700억원 규모의 단기어음 상환에 실패하였다. 또한 대표적인 2차전지 소재 업체인 천제리튬도 이번달 말 만기 채권에 대한 채무불이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각국 정부는 팽창적 통화공급을 실시하였다. 중국의 경우 코로나19의 조기진압으로 다른 국가보다 빠르게 중립적 통화정책으로 선회하였는데, 유동성 공급 중단이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체계적인 신용리스크로의 전화 우려가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칭화유니그룹을 비롯한 다수 국영기업의 채무불이행에 대해 두 가지 해석이 존재하고 있다. 하나는 중국의 신용 리스크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평가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 정부 주도하의 성장 정책의 한계점을 노출하였다는 평가이다. 이와 같은 두 가지 시각에 대해 검토해 보고자 한다.

중국에서 회사채 디폴트 리스크가 부각된 것은 2018년부터이다. 2017년부터 본격화된 공급측 개혁에 따른 한계기업 퇴출 정책과 금융 리스크 발생 방지를 위한 금융규제 강화 정책이 결합된 결과이다. 2017년 300억 위안 수준에 머물던 디폴트 규모는 2018년 1,200억 위안(약 20조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2019년에는 1,500억 위안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디폴트 규모가 증가하였고, 올해도 11월까지 1,300억 위안을 상회하고 있다.

그런데, 2018년부터 회사채 디폴트 규모가 급증한 것은 GDP 대비 부채 비율을 안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한 금융규제 강화의 결과였다. 절대 규모도 1,200~1,500억 위안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에 상징성이 큰 칭화유니그룹의 디폴트로 심리적인 부담은 클 수 밖에 없지만, 그 동안 중국 정부의 리스크 축소 정책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면 일상적인 이벤트일 뿐이다. 오히려 한계기업의 퇴출로 전반적인 경제 건전성이 상승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하락하였고, 주가지수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금융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중국의 회사채 디폴트 상황 역시 수년간 지속되었던 금융 리스크 축소 정책의 일환이다. 코로나19가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체계적인 신용리스크 확대로 해석하는 것은 다소 비약이 될 것이다.

두 번째, 반도체굴기를 비롯한 중국의 성장전략이 허상이라고 하는 섣부른 판단도 경계해야 한다.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SMIC와 함께 중국 비메모리 반도체의 선두주자인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정부의 역할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회생의 길을 찾을 것이다. 중국의 반도체 집중 투자는 이미 몇몇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이번 디폴트를 계기로 다소 시간을 번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의 잠재력에 대해 경계를 늦추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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