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없는 내년 봄까지 최악 대비"…경고 쏟아진 이유 [조재길의 지금 뉴욕에선]

입력 2020-11-27 07:09   수정 2020-12-27 00:31

요즘 가치주와 성장주의 구분이 과거보다 모호해진 측면이 있습니다만, 주가 급등기엔 성장주가 더 주목을 받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장세가 그랬습니다. 가치주를 표방해온 펀드들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겁니다.

증시는 다른 어느 때보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변동성이 워낙 커졌기 때문이죠.

다우존스에 따르면, 뉴욕 증시의 간판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를 기준으로 하루 3% 이상 급등락한 날이 작년엔 이틀에 불과했는데, 올 들어 벌써 27회를 기록했습니다. 그만큼 올해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탔다는 얘기입니다.

항상 그렇듯 호재와 악재가 혼재돼 있습니다. 어느 쪽이 우세한가의 싸움인데, 결국 키는 코로나19가 쥐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코로나 백신의 대량 보급 시기가 관건이란 겁니다.

효과가 90% 이상인 코로나 백신이 개발됐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으나, 실제 보급까지는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릴 겁니다. 최소 내년 봄까지는 대량 배포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종전 최악의 팬데믹이었던 스페인 독감의 경우 1918년 봄 발병했는데,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던 건 당해 가을 및 겨울이었습니다. 벌써 100여년 전의 일이니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학계에선 스페인 독감으로 약 5억 명이 감염됐고 최소 200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코로나19 감염자는 26일(현지시간) 기준 6122만 명이고, 사망자는 144만 명입니다. 북반구에 겨울 추위가 다가오고 있어 피해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직까지 백신이 없고, 치료제도 변변치 않기 때문이죠.

이렇게 외부 변수가 많고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올해 말, 그리고 내년 투자 시장을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 응했던 월스트리트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래리 하이트에게 첫 번째로 물었던 것도 이것이었습니다.

그러자 하이트는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고 단언하더군요. “미래를 알 수 있다고 믿을 때 투자 실패 확률이 높아진다”고도 했습니다. 탐욕과 공포를 버리고 현재의 시장을 있는 그대로 분석하고 위험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라는 메시지였습니다. 과거 100여 년의 미국 주식 역사를 봐도 시장엔 언제나 과도한 ‘감정의 쏠림’이 있었다는 것이죠. 그걸 극복한 게 자신의 성공 비결이었다고 했습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굿모닝 투자의 아침’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질문1> 오늘 미국 증시는 추수감사절 휴장이었는데요, 다우 지수가 30,000을 돌파하면서 증시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무엇보다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른 게 큰 특징입니다. 다우 지수가 과거 10,000에서 20,000에 도달하는데 18년 걸렸는데, 1만 포인트 더 뛰는 데는 불과 3년 10개월 소요됐습니다.

월가에선 낙관론이 우세한데요, 크게 세 가지 요인 때문입니다. 우선 코로나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화이자 등 제약회사들이 예방 효과가 최고 90%를 넘는 백신을 빠르면 다음달부터 공급합니다. 미국 정치의 불확실성도 걷히고 있습니다. 대선 결과에 불복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권 이양 후 퇴임 준비를 시작했다는 관측이 미국에서 제기됐습니다. 조 바이든 정부의 초대 재무장관으로 재닛 옐런 전 중앙은행(Fed) 의장이 낙점되면서 재정 확대 및 저금리 기조에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이런 이유로 적어도 내년 말까지 최대 25% 추가 상승할 것이란 관측(JP모간·모건스탠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물론 실물 경제가 침체된 상태에서 돈의 힘으로 밀어올렸기 때문에 언제든 하락 반전할 수 있다는 경계 심리도 없지 않습니다.

<질문2>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는 지가 관건일텐데 미국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마스크는 100% 착용하는 분위기죠?

코로나 환자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습니다. 관공서 학교 쇼핑몰 등 어디에서도 마스크 없이는 다닐 수 없습니다. 위기감이 워낙 고조돼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내 코로나 사망자는 어제 하룻동안 2304명을 기록했습니다. 사망자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4월 중순으로 돌아간 겁니다. 신규 감염자는 하루에 20만 명 가까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은 일반 병원에서 환자를 다 수용할 수 없어 야전 병원을 다시 설치했습니다.

더구나 이번 주말까지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연휴가 이어집니다. 다음주부터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이란 게 보건당국의 예상입니다.

현재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132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4%에 달합니다. 지금까지 미국의 코로나 사망자는 27만여 명입니다.

<질문3> 향후 주요 이벤트나 일정을 소개해 주세요.

다음주엔 올해 4분기의 마지막 달이 시작합니다. 비교적 중요한 지표들이 나옵니다. 대표적인 게 일자리 관련인데요, 다음주 수요일 ADP 전미고용보고서, 목요일 실업수당 청구건수, 금요일 실업률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미고용보고서는 11월 기준인데, 전 달엔 민간 고용이 36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습니다. 노동부가 발표하는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이미 2주 연속 늘었습니다. 올 7월 이후 처음인데요, 코로나 재확산 때문에 3주째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업률 동향입니다. 미 실업률은 올해 3월까지 3~4%대를 유지했으나 팬데믹 직후였던 4월 14.7%로 급등했습니다. 그러다 10월 6.9%까지 떨어졌는데, 다음달 4일 내놓는 11월 실업률이 7개월 만에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고용은 미국 GDP(국내총생산)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및 소득 동향과 직결되는 핵심 지표입니다.

다음달 2일엔 미 중앙은행(Fed)이 베이지북을 공개합니다. 베이지북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기초 자료로 쓰이는 경기동향 보고서입니다. 경제 불확실성과 고용 불안 등을 언급할 것으로 보입니다.

4일 상무부가 공개하는 10월의 무역 적자도 관심있게 지켜볼 만합니다. 미국은 197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인 무역 적자를 기록 중인데, 코로나 사태 이후 적자 폭이 크게 늘었습니다. 9월 적자 폭은 월간 기준으로 639억달러였습니다.

다른 경제 지표로는 마킷과 ISM(공급관리협회)의 제조업 및 서비스업 지수가 있습니다. 모두 11월 기준이어서 현재의 경제 동향을 분석하는 데 유용할 것 같습니다.

일부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습니다. 월요일인 30일에 화상회의 솔루션 업체인 줌, 12월 1일엔 170억달러에 기업메신저 업체인 슬랙 인수를 추진 중인 세일즈포스와 IT(정보기술) 업체 휴렛패커드, 2일엔 소프트웨어 회사 스노플레이크 성적이 나옵니다. 스노플레이크는 워런 버핏이 투자한 회사인데, 올해 9월 나스닥에 상장한 신생업체입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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