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뜬다"…KKR, 성장산업 '길목' 선점해 대박

입력 2020-11-30 17:53   수정 2020-12-01 02:19

사모펀드(PEF)는 기업에 투자할 때 성장 스토리를 중시한다. 앞으로 뜰 산업을 예측하고 기업의 전문 분야를 확대해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다. 글로벌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LS엠트론 동박사업부(현 KCFT) 인수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KKR은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내다보고 2차전지 시장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2017년 LS엠트론 동박사업부를 인수한 것은 이런 분석에 따른 결과였다. KKR은 인수 직후 2차전지용 전지박 핵심 원료 수년치를 신속하게 확보했다. 당시만 해도 경쟁사가 적어 원재료 수급이 원활했지만 2차전지 수요가 급증하면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KKR이 2년이 채 안 돼 이 회사를 SKC에 투자원금 3000억원의 네 배에 매각한 것은 이 같은 장기 계획이 힘을 발휘한 덕분이다. KCFT는 KKR이 미리 세워놓은 원료 조달 스케줄에 따라 공장 증설을 문제 없이 수행할 수 있었다.

E&F PE는 석산개발회사 여러 곳을 인수해 골재업체로 변신시켜 재미를 봤다. 경남 거창에 있는 삼덕개발은 건축자재용 화강석을 판매하다가 이 PEF의 자금 지원에 힘입어 암석 파쇄 장비를 도입하고 골재업에 진출했다. E&F는 환경 규제로 석재 채취가 까다로워진 데다 주요 수입국인 중국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을 확인하고는 곧 공급 부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업체들이 영세하다 보니 석재를 운반하는 도로를 넓히거나 장비 투자만 제대로 이뤄지면 현금흐름이 뚜렷하게 좋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예상은 적중해 석골재 공급 부족이 심해지면서 투자회사들의 수익률은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돌 채취 과정에서 나오는 모래(석분)까지 품귀 현상을 보이며 쏠쏠한 부수입이 됐다. E&F는 2016년 투자한 대운산업개발에선 연 16%에 가까운 내부수익률(IRR)을 거뒀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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