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경유 교통환경세 매년 15조원 걷는데…전기차 '0', 형평성 논란

입력 2020-12-01 17:28   수정 2020-12-02 01:24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세금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 소유주는 기름을 넣을 때마다 유류세에 포함된 교통에너지환경세를 낸다. L당 휘발유는 529원, 경유는 375원을 부과한다. 하지만 전기차 이용자는 부가세와 전력산업기반금을 제외하면 교통에너지환경세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교통에너지환경세는 교통시설(80%), 환경개선(15%), 에너지 및 자원사업(3%), 지역발전(2%) 등에 사용하도록 명시돼 있다. 도로 유지관리 및 신규건설투자 재원을 비축하기 위한 것으로 도로 이용료 성격을 띤다. 하지만 같은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에는 이를 부과하지 않는다. 친환경차 보급을 늘리고 소비자 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혜택을 부여한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기존 세제 체계를 교란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전기차도 내연기관차처럼 타이어 마모 등으로 비산먼지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자 부담원칙 및 세부담 형평 원리에 따라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확산이 세수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재정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국세수입 중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약 15조원으로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0.8%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산정책처는 이 비율이 현재 0.8%에서 2070년 0.6%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까지 유류세 손실 규모는 약 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등록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국내에 등록된 휘발유차는 1128만2883대로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국내 전기차는 11만8034대로 같은 기간 50.1% 증가했다. 환경부는 2025년까지 전기차 누적대수 113만 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교통에너지환경세를 내지 않는 전기·수소차가 늘어날수록 그만큼 세수가 줄어들게 된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차종과 관계없이 주행거리에 비례해 과세하는 주행거리세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며 “전기차의 대량 보급 이후 세금을 개편해 혼란을 유발하기보다 사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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