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종 HS애드 디렉터 "이날치 광고로 5억뷰…'조선 펑크'의 힘이죠"

입력 2020-12-07 17:38   수정 2020-12-15 15:28

빨간 정장에 조선군 모자와 갓을 쓴 춤꾼들이 대한문을 누빈다. 부산 광안리에서는 검은 정장에 물안경과 수영모를 쓰고 해변을 뛰어다닌다. 판소리 ‘수궁가’에 베이스와 드럼이 받쳐주는 독특한 노래가 장단을 맞춘다.

지난 7월과 10월 공개된 한국관광공사의 광고 캠페인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는 한국 광고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과 부산, 전주 등 국내 주요 도시에서 국악 밴드 이날치와 현대무용 단체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가 협업한 이 캠페인은 유튜브 등 SNS에서 총 조회수 5억 뷰를 넘겼다. 지난달 한국광고총연합회의 ‘2020 대한민국광고대상’, 한국광고PR실학회의 ‘올해의광고PR상’ 등 국내 광고 관련 상을 휩쓸었다. 같은 달 세계관광기구가 후원하는 ‘관광혁신서밋’에서 ‘2020 관광혁신 어워드’도 수상했다.

이 캠페인의 제작자는 광고회사 HS애드의 서경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사진)다. 대한항공과 신세계면세점 등의 광고를 맡아 히트시킨 18년차 베테랑 광고인이다. 서 디렉터는 한국관광공사 의뢰를 받고 외국인들 뇌리에 꼭 박힐 강력한 광고를 만들기로 했다. 그래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라지고 하늘 길이 열리면 그걸 본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을 것이라 생각했다. 한국적이되 SNS에서 소비될 만한 콘텐츠, 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탈 만한 강렬하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필요했다.

그 결론이 음악과 춤이었다. 모두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인류 보편적인 언어다. 서 디렉터는 이전부터 눈여겨봤던 이날치와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에 연락했다. 광고주인 한국관광공사도 “뭐든 젊은 감각으로 해 보라”며 적극 밀어줬다. 명소를 선정할 때도 전통 관광지뿐 아니라 젊은 층과 외국인에게 인기 있는 장소를 모두 넣었다. 서울편에는 청와대와 덕수궁 외에 영화 ‘기생충’의 배경인 자하문 터널이 포함됐다. 강릉편에는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가 등장한다.

10월에 공개한 2탄(안동, 목포, 강릉)에선 영상마다 ‘수궁가 코드’를 숨겨놨다. 강릉편에서는 영상 한쪽에서 자라 인형탈을 쓴 모델이 바다를 보고 있고, 목포편에서는 토끼 인형탈을 쓴 모델이 케이블카를 타고 도망치는 식이다. “시청자들이 강릉편에 ‘거북아 목포편에 토끼가 도망간다’는 댓글을 달아요. 광고를 가지고 함께 놀며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곳곳에 이런 장치들을 숨겨놨죠.” 누리꾼들은 이런 광고를 보고 한국적 흥이 넘치는 ‘조선 펑크’란 평을 내놓았다.

HS애드는 현재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출연진과 함께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특별편을 만들고 있다. 서 디렉터는 “최근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한복 등 한국적인 멋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어 한국을 알리기에 좋은 환경이 됐다”며 “더욱 한국적이고 세계적인 콘텐츠로 한국을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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