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D램 라인 바꿔 이미지센서 생산…'세계 1위' 소니 잡는다

입력 2020-12-09 17:25   수정 2020-12-23 20:25

삼성전자가 내년에 D램 팹(생산공장) 한 곳을 CMOS이미지센서(CIS) 라인으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CIS 생산 능력을 지금보다 약 20% 늘리기로 했다. 5G 스마트폰·자율주행차·로봇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제품의 ‘눈’ 역할을 하는 반도체인 CIS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반도체업계에선 삼성전자(3분기 기준 점유율 21.4%)가 CIS 세계 1위인 일본 소니(점유율 44.2%)를 추격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성 13라인 CIS 전환
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부사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삼성전자 인베스터스포럼 2020’의 비공개 질의응답에서 “현재 1억800만 화소 이상 CIS 주문이 늘어나고 있는데 생산은 제한적”이라며 “내년에 D램 팹 한 곳이 CIS 라인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박 부사장이 언급한 팹이 12인치(300㎜) 웨이퍼에서 D램을 생산하는 경기 화성 13라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의 CIS 생산량은 웨이퍼 투입량 기준으로 월 10만 장이다. 연매출로 따지면 약 42억6000만달러(약 4조6200억원) 수준이다. 화성 13라인의 생산 능력과 제품 변화에 따른 초기 수율(양품 비율) 하락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이후 삼성전자의 CIS 생산량은 월 12만~13만 장이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CIS 점유율 세계 1위(시장조사업체 옴디아 기준)인 소니의 내년 생산량(월 13만7000장)과의 격차가 크게 좁혀진다.
센서 시장 연평균 12% 증가
삼성전자가 CIS 생산 능력 확충에 나서기로 한 이유는 주력 제품인 프리미엄 이미지센서의 수요가 매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최신 스마트폰엔 카메라가 보통 3개, 고급 폰엔 4~5개 들어간다. 스마트폰업체들은 성능 차별화의 포인트로 고화질 사진 촬영을 앞세운다. 카메라 판매가 늘수록 이미지센서 수요도 커진다.

이런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스마트폰 한 대의 평균 화소는 올해 5900만 화소에서 2024년 1억1200만 화소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CIS 수요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올해 197억달러(약 21조3600억원)로 예상되는 CIS 시장 규모는 2024년 270억달러(약 29조28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미지센서의 차세대 수요처는 자율주행차와 로봇이다. 이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도 CIS 생산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KPMG는 전체 센서(CIS 포함) 시장 규모가 올해 470억달러(약 51조원)에서 연평균 12%씩 증가해 2030년 1430억달러(약 155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픽셀 크기 줄이고 TOF 센서도 개발
미국 수출 규제로 중국 1위 스마트폰업체 화웨이의 몰락이 가속화하면서 삼성전자의 증설 필요성은 더 커졌다. 소니가 CIS를 독점 납품하던 화웨이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낮아지고, 삼성전자 주요 CIS 고객사인 샤오미 등의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어 생산 능력 확충이 시급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1억800만 화소 CIS를 개발해 소니를 제치고 샤오미 등에 납품했다. 박 부사장은 포럼에서 “웨이퍼(이미지센서 원료)가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니는 삼성의 공세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소니는 1000억엔(약 1조400억원)을 투자해 나가사키현에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최근엔 “2025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증설과 함께 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소니가 강점을 지닌 비행시간거리측정(TOF) 센서 시장에 곧 진출한다. 또 픽셀 크기가 0.6㎛인 이미지센서도 개발할 계획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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