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활황에 웃는 스퀘어, 페이팔과 경쟁서 이길까? [허란의 해외주식2.0]

입력 2020-12-10 07:18   수정 2020-12-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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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급등세에 덩달아 수혜를 보고 있는 곳들이 있습니다. 바로 암호화폐를 이용해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선 핀테크 기업입니다.

페이팔이 10월 비트코인 매매기능을 기능을 추가한 데 이어 내년에는 모든 온라인 가맹점에서 암호화폐를 이용한 결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비자카드도 12월1일 카드결제 금액의 1.5%를 비트코인으로 돌려주는 신용카드를 출시하겠다고 나서며 경쟁을 달구고 있습니다.

핀테크업체 가운데 가장 선도적으로 비트코인 거래기능을 도입한 곳은 스퀘어(SQ)입니다. 20연초대비 주가가 3배 이상 상승한 종목인데요. 최근까지도 국내 투자자들이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퀘어는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인 잭 도시가 2009년 설립한 결제서비스 회사입니다. 본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으며 직원은 3800명 가량입니다.

스퀘어는 소상공인 결제서비스로 출범했는데요. POS기로 불리는 결제 리더기로 이동편의성을 높이고, 매출에 대한 금액을 바로 이체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하며 소상공인 결제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15년엔 모바일에서 송금서비스를 할 수 있는 캐시앱(CashApp)을 출시하며 개인용 전자결제시장에 진출했는데요.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같은 해 11월 뉴욕증시에 상장했습니다. 심볼은 SQ입니다.

잭 도시는 비트코인 신봉자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스퀘어는 2018년부터는 캐시앱을 통해 비트코인 거래도 할 수 있게 하면서 혁신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

잭 도시는 현재 트위터와 스퀘어의 CEO를 겸직하고 있는데요. 구체적인 시너지 그림은 나오고 있지 않지만,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은 큰 상황입니다. 소셜미디어와 결제플랫폼이 합쳐졌을 때 각각의 경쟁사인 페이스북(FB)과 페이팔(PYPL)에 대해 대항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는 거죠.

잭 도시는 2008년 MIT 기술 평가 전문지가 뽑은 세계 최고의 발명가 35인에 선정됐을 정도로 똑똑한 사람인데요. 이번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선 통 큰 기부를 밝혀 전세계를 깜짝 놀락 했습니다. 그는 4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가 보유한 스퀘어 지분 10억달러 어치를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산의 28%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합니다.
주가
스퀘어 주가는 9일(현지시간) 기준 207달러로, 이달 220달러 최고점을 찍은 이후 소폭 하락한 상황입니다. 주가는 연초 64달러 3배 이상 올랐습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평균 목표가는 187달러입니다. 11월 들어 시티그룹은 목표가를 185달러에서 215달러로 올리고 중립에서 매수로 투자의견을 상향했습니다. BTIG리서치도 목표가 220달러에 매수의견으로 상향했고요.

스퀘어를 부정적으로 보는 분석가들은 주가가 너무 비싸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2021년 예상 실적의 189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 2년여간 PER 85배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 하면 두 배 이상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죠.

또 개인 송금 및 결제 부문에서 경쟁관계인 페이팔의 PER이 47배, 마스터카드(MA) 41배, 비자(V) 31배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동종업계에서 가장 비싼 주식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업모델
스퀘어의 사업부문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가맹점 지급결제솔루션을 담당하는 ‘셀러 에코시스템’과 모바일 지갑인 ‘캐시앱’입니다. 매출비중은 셀러부문이 3분의 1, 캐시앱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0년 3분기 매출은 30억달러로 전년 대비 140% 증가했는데요. 이중 셀러부문이 9억6500만달러, 캐시앱 부문이 20억7000만달러를 차지했습니다. 캐시앱 부문에서도 비트코인 거래에서 나온 매출이 16억달러로 성장을 견인했는데요. 무려 전년 대비 1000% 증가한 수준입니다.

시장에서는 스퀘어의 매출 자체보다는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Gross Profit)을 더 중요하고 보고 있는데요. 매출에서 비트코인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54%로 높은 반면, 비트코인을 매입하기 위한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실제 이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섭니다.

참고로 매출총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를 빼고 남은 부분이 영업이익이고, 영업이익에서 영업외 손익, 법인세비용 등을 제한 것이 순이익입니다.

시장에서는 2021년쯤 캐시앱의 매출총이익이 셀러 에코시스템과 맞먹을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이미 3분기에 거의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셀러 에코시스템의 매출총이익은 3분기 기준 4억900만달러, 캐시앱은 3억8500만달러로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아무래도 가맹점 결제 사업이 코로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개인 간 거래에 가까운 캐시앱은 팬데믹 상황에서 오히려 수혜를 봤기 때문입니다. 캐시앱 매출총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212% 증가한 수준입니다.

회사는 4분기 가이던스로 캐시앱 매출총이익이 전년 대비 80% 증가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상당한 성장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BM no.1 비트코인 수혜주
최근 스퀘어의 주가상승엔 비트코인 급등세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스퀘어는 중개인으로부터 가상화폐를 사서 고객들에게 다시 팔면서 스프레드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증가하면서 스퀘어의 비트코인 매출비중도 50%를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스프레드를 먹는 수익구조다 보니 매출은 3분기기준 16억3000만달러지만 매출총이익은 3200만달러에 그칩니다.

때문에 비트코인 거래부문이 매출을 부풀리는 착시효과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비트코인의 수익구조가 거래 수수료에 제한돼 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힙니다.

하지만 이용자들을 유인하고 머물게 하는 ‘락인(Lock-in) 효과’로 따지면 비트코인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향후 트위터와 스퀘어간 시너지, 비트코인의 결제 상용화 등을 내다봤을 때 비트코인이 스퀘어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습니다.

당장은 페이팔이 비트코인 거래시장에 진입한데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향후 스퀘어의 매출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하지만 과거 사례처럼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할 경우 주가엔 악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BM no.2 모바일지갑
스퀘어의 실질적인 성장동력은 캐시앱으로 불리는 모바일 결제플랫폼입니다. 캐시앱은 주식중개, 비트코인 거래를 넘어 송금, 결제 등 모바일 지갑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에서 나온 수익을 제외한 캐시앱 매출은 3분기 4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73%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캐시앱을 통한 실업급여와 재난지원금 이체가 허용되면서 캐시앱 이용자수가 증가했는데요. 활성 이용자수는 3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난지원금이 종료된 10월에도 캐시앱의 매출총이익 성장률은 전년 대비 160%를 나타냈습니다.

여기엔 신규 고객이 증가한 데다 락인효과도 작용했는데요. 2020년초 은행라이선스까지 취득하면서 적금, 대출 등 다양한 뱅킹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캐시카드, 급여의 계좌입금, 주식거래, 비트코인 투자 등의 부가서비스를 적용해 캐시앱 안에 머무르게 하는 전략을 쓴거죠. 그 결과 캐시앱 고객들이 계좌 잔고에 쌓아두고 있는 돈이 18억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180% 증가했습니다.

스퀘어는 수익의 95%를 미국에서 얻고 있는데요. 올해 6월 스페인 P2P 송금 어플리케이션 버스(Verse)를 인수하는 등 유럽과 해외시장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BM no.3 셀러결제
스퀘어가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로는 POS기, 카드단말기 판매 및 대여, 사업자대출, 결제시스템(스퀘어페이먼트)이 있습니다. 거래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가져가는 사업모델입니다.

스퀘어는 이밖에도 소상공인 및 레스토랑을 위한 매출 및 재고 관리, 회계, 온라인 마켓 개설 지원 등 통합 소프트웨어 이용 수익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요. 단순히 결제 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소매업자를 위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들이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도 스퀘어가 살아남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합니다. 3분기 셀러 거래금액은 전년 대비 4% 성장에 그쳤지만, 10월 한달동안 8% 성장세를 보이며 경제 제개 회복세를 나타나고 있습니다.

셀러매출은 단순 거래기반과 구독서비스로 나뉘는데요. 구독서비스 매출은 9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 감소했습니다. 대출 부문이 팬데믹 영향으로 감소한 영향입니다. 반면 구독소프트웨어, 즉시송금, 스퀘어카드 서비스 등을 통한 구독은 증가했습니다.

모바일에 꽂으면 결제가 가능한 스퀘어 레지스터, 스퀘어터미널 같은 하드웨어부문은 3분기에2700만달러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25% 증가했습니다. 비접촉 결제 하드웨어 판매가 증가한 영향입니다.
페이팔 vs 스퀘어
스퀘어의 모바일지갑 캐시앱은 페이팔과 직접 경쟁하고 있습니다. 가맹점 결제서비스 분야에서는 마스터카드 비자 등과 경쟁하고 있고요. 소상공인 결제서비스 분야에선 자체 결제시스템인 쇼피파이 페이먼트를 내세운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 기업인 쇼피파이와 경쟁관계에 있습니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스퀘어는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입니다. 비자 4440억달러, 마스터카드 3306억달러, 페이팔 2504억달러, 스퀘어 948억달러입니다.

스퀘어는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가장먼저 비트코인 거래를 도입하는 등 혁신적인 행보로 주목을 받아 왔는데요. 거대 경쟁사인 페이팔마저 10월부터 비트코인 거래시장에 진출하면서 스퀘어의 차별점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용자 수도 열세인데요. 캐시앱의 활성이용자수가 3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페이팔이 3억4600만명 이용자수를 확보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입니다.

올해 들어 페이팔이 50억달러의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한 것 역시 스퀘어엔 아쉬운 점이고요.
하지만 성장성은 스퀘어가 더 높은 편입니다. 스퀘어가 비트코인 거래에서 캐시앱 모바일지갑, 가맹점 결제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시작되면서 성장세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페이팔의 매출 성장세가 20%인 것에 비하면 스퀘어는 비트코인을 제외하더라도 3분기에만 63% 매출 성장율을 보였습니다. 매출에서 매출총이익이 얼만큼 차지하느냐를 말하는 매출총이익율을 따져보면 스퀘어는 64%(조정기준), 페이팔은 49%로 스퀘어가 더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허란의 해외주식2.0'은 파괴적인 혁신기업의 핵심 사업모델을 분석해 인사이트를 발견합니다. 매주 월요일 한경닷컴에 연재되며, 유튜브채널 '주코노미TV'에서 영상으로 먼저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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