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누가 키워요? 남편은 뭐해요?…왜 여성 창업자에게만 이런 질문이 쏟아질까요

입력 2020-12-18 17:07   수정 2020-12-19 02:03

영화 ‘조이’는 아이 셋을 홀로 키우던 싱글맘에서 생활용품 회사 사장으로 자수성가한 미국의 여성 최고경영자(CEO) ‘조이 망가노’의 창업 성공신화를 소재로 제작됐다. 한국도 ‘삼산텍’ 등 스타트업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나오는 등 창업에 대한 높은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나도 조이나 삼산텍의 CEO ‘서달미(수지 분)’가 될 수 있을까.

사실 아직까지도 여성 창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성 창업자들은 창업 생태계에도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 유치나 정부 과제 심사 과정에서 이들은 아직도 ‘육아는 어떻게 하냐’ ‘남편 직업은 무엇이냐’는 부적절한 질문들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한 여성 창업자는 “창업가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네트워킹 자리조차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는 시간인 저녁에 열려 못 가기 일쑤”라고 토로했다.


여성 중심 스타트업 커뮤니티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의 김지영 대표는 “업계 안에서도 남성 중심적 문화가 지배적이다 보니 ‘내가 창업했을 때 저 사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는 여성들이 많다”며 “여성 벤처캐피털리스트(VC), 심사역 자체가 적은 것도 스타트업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의 장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들이 주로 창업하는 분야인 돌봄이나 교육 서비스는 저평가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소셜벤처 전문 투자사 ‘소풍’은 투자 과정에서 여성 창업자에 대한 편견을 줄이기 위해 앞장서 노력하고 있다. 2018년 ‘젠더 안경을 쓰고 본 기울어진 투자 운동장’ 리포트를 내기도 한 이 회사는 투자심사역들에게 사전에 성평등과 관련된 체크리스트를 숙지하고 면접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2019년 소풍의 투자 프로그램에 지원한 여성 창업 기업은 전체 42.9%로 2018년 33.3%보다 9.6%포인트 증가했다.

아직은 척박한 환경이지만 그럼에도 꿈이 있다면 도전하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창업을 결심한 여성들을 위한 기회가 점차 늘고 있어서다. 페이스북은 여성 창업가 지원을 위해 만든 ‘#그녀의비즈니스를 응원합니다(#Shemeansbusiness)’ 캠페인을 하고 있다. 창업과 경영에 필요한 교육 및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여성벤처협회는 여성벤처창업 케어 프로그램 등을 통해 사업화 자금, 교육 및 멘토링 등을 지원하고 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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