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낳은 달걀 내일 식탁에…'가농의 실험'

입력 2021-01-04 17:19   수정 2021-01-12 18:14


가농바이오는 국내 최대·최첨단 산란계 직영 농장이다. 닭 120만 마리가 하루 96만 개의 계란을 낳는다. 경기 포천시 가산면에 있는 가농바이오 농장은 지난 45년간 약 43억 개의 달걀을 생산했다.

가농바이오는 4일 물류 브랜드 ‘부릉’을 운영하는 종합 디지털 물류 기업 메쉬코리아와 손잡았다. 두 회사는 ‘디지털 물류 시스템 구축 및 배송 서비스 제공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당일 새벽 낳은 달걀을 다음날 아침 식탁까지 냉장 상태로 배송한다는 내용이다. 서비스 범위는 서울과 인천 전 지역, 경기 전 지역(여주 포천 안성 제외)이다. 가농바이오 자사몰을 통해 주문 받은 달걀을 배송비 없이 새벽 배송한다. 마켓컬리 등 일부 유통업체가 새벽배송하는 경우는 있지만 계란 농장에서 소비자 식탁으로 24시간 내 직접 새벽배송을 하는 건 최초의 시도다.

“오늘 계란, 내일 아침 먹게 하라”
계란 유통기간은 약 30일이다. 소비자는 닭이 5~7일 전에 낳은 계란을 마트 등에서 산다. 여러 유통 단계를 거치기 때문이다. 유재흥 가농바이오 회장(66)은 1980년대 후반 가업을 이어받은 후부터 30년 넘게 마음속 꿈이 있었다. 닭이 새벽에 낳은 가장 신선한 계란을 그날 소비자가 먹을 수 있게 해 주는 것. 10여 년 전에도 현대백화점에 ‘바로오늘란’ 브랜드로 공급해 봤지만 재고가 문제였다. 자사 온라인몰과 모바일앱으로도 계란을 판매했다. 유통 단계는 획기적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소비자가 받을 땐 ‘어제의 계란’이 됐다. 그 ‘하루’를 줄일 수 없었다.

메쉬코리아와 손잡은 건 24시간 이내 가장 신선하고 안전하게 배송하기 위한 실험이다. 주문 물량과 배송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포천 농장에서 출하된 달걀은 남양주와 김포의 부릉 물류센터, 트럭 등에 옮겨져 유통 과정 동안 저온 상태를 유지한다.

가농바이오 관계자는 “오늘 낳은 계란을 파손 위험과 온도 변화 없이 가장 신선한 상태로 문 앞에 배송할 수 있다”며 “배송 혁신으로 스티로폼 포장과 냉매, 완충재 등의 불필요한 포장재도 획기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메가3 등 ‘약 되는 계란’ 수출도
가농바이오는 오랜 기간 기업 간 거래(B2B)에 집중해온 회사다. 첨단 시스템으로 생산·관리되는 가농바이오의 농장은 45년간 조류독감(AI) 등 질병이 일절 침투하지 못했다. 완벽에 가까운 위생과 방역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랜 기간 단체급식, 식품, 제과 및 제빵, 패스트푸드 업체 등에 안정적으로 계란을 대량 납품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을 요구하는 한국맥도날드에는 17년째 공급하고 있다.

소매시장도 뚫고 있다. 4년 전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고, 이마트 등 대형마트와 쿠팡, 마켓컬리 등에서 ‘가농 금계란 스마트에그’라는 이름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중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미세 해조류 분말을 섞은 사료를 먹고 자란 닭이 낳은 계란 등도 있다.

수출 길도 열리고 있다. 그동안 한국산 계란 등 축산물은 AI와 구제역 등 질병 때문에 수출 길이 막혀 있었다. 그러나 가농바이오의 엄격한 생산관리 시스템이 소문나면서 홍콩의 프리미엄 식자재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이 들어왔다. 가농바이오는 지난해 하반기 약 54만 개의 계란을 홍콩에 수출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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