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금주의 심리로 읽는 세상] '새출발 마인드셋'을 장착하자

입력 2021-01-10 18:16   수정 2021-01-11 00:19

모두에게 힘들었던 한 해가 지나고 새해가 됐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경제적 불확실성, 사회적 거리두기 등 불안과 고립과 고통의 2020년이었다. 이제는 달라질 수 있다고 믿고 싶다. 새해가 됐으니까.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는 것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기분과 행동을 가져온다. 이사를 하거나, 직장을 옮기거나, 힘든 인간관계를 정리하거나, 이런 모든 일들은 스트레스를 주는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새로운 시작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다.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했을 때 주변에 대한 호기심, 새로운 직장에 출근할 때 긴장감, 새로운 연인과의 만남으로 인한 설렘은 일상생활을 더욱 활동적으로 만드는 긍정적인 요소가 된다. ‘새 출발 효과(fresh start effect)’다.

다이어트하기, 운동 시작하기와 같은 행동 변화를 결심할 때 우리는 특정 달의 첫날, 새해 첫날, 기념일, 휴일 같은 핵심 날짜에 시작하곤 한다. 핵심 날짜는 시간적·심리적 표시 역할을 하며 새로운 삶과 마음가짐을 다지는 것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이런 핵심 날짜로 인한 심리적 표시는 스스로 세운 결심을 다시 상기하고 행동에 변화를 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새해와 같은 ‘시간적 랜드마크(temporal landmark)’는 ‘예전의 나’와 ‘새로운 나’를 구분하는 기준점이 된다. 예전의 나와 새로운 나 사이의 심리적 거리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실수와 오류로 점철된 불안정한 과거와 벽을 쌓을 수 있는 기회다. ‘새로운 나’라는 정체성을 확립함으로써 행동 변화를 가져오게 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실수로 오염되지 않은, 새 출발을 위한 의미 있는 날이며 작심삼일이 되든 어떻든 간에 다시 한번 결심하고 시작하도록 만든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마음가짐은 중요하다. 자신의 과거와 현재 상황과는 관계없이 새로이 시작하고 출발할 수 있다는 믿음인 ‘새 출발 마인드 셋(fresh start mindset)’이 행동 추진력을 가져올 수 있다. 이미 정치 영역과 마케팅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조지 W 부시가 2000년에 대선 슬로건을 ‘미국의 새 출발(Fresh Start for America)’로 사용했고, 버락 오바마는 2006년 ‘새 출발 하는 나라(Fresh Start Nation)’로 이민자들의 삶의 변화를 주창하면서 표를 구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특정 정치인에게 투표하거나 특정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새해가 되자마자 발 빠른 국내 정치인은 이런 새 출발을 위한 메시지를 언론에 퍼뜨리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려 하고 있다. 이런 프레이밍은 적은 노력으로 빠르고 효과적으로 상대의 생각이나 믿음을 바꿀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새 출발 마인드셋’은 세상에 대한 새로운 믿음을 갖고 목표를 정하거나 결정 또는 선택을 할 때 유용하다. 기업 또한 새해 메시지를 제시하면서 변화를 모색한다. 인위적으로 이런 마인드셋을 주입시킬 수 있다. 기업은 소비자로 하여금 새로운 브랜드나 상품에 호기심을 갖거나 사용하게 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게 해 소비자의 태도와 구매 의사, 선호도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런 새 출발 마인드셋은 새해와 같은 시간적 랜드마크를 통해 확립되며 더욱 강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새해는 시작, 출발, 새로움, 신선함의 이미지를 우리에게 각인시킨다. 그러나 동시에 새해에 일어나는 ‘뇌거품(brain bubble)’도 경계해야 한다. 노력해서 실행하지 않는다면 샴페인을 터뜨리며 맞이하는 새해도 그저 흘러내려 버리는 샴페인 거품일 수 있다. 노력 없이 모든 것이 새로울 것이라고 착각하는 뇌거품이다. 그 거품은 금세 꺼져 내리고 그 결과는 참혹하다. 새해, 새 결심은 3일 만에 깨져 버릴 수 있다.

단순히 설레고 기쁘기만 해서는 막연한 희망에 그치고, 변화는 이룰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1년 내내 새 출발 마인드셋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실행에 옮겨서 성취감을 이어가는 ‘지속적 새 출발 마인드 셋’이라는 심리적 장치. 새해는 이런 심리적 장치를 장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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