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눈사람 부수기에 대한 단상 "폭력성" vs "비약 심해"

입력 2021-01-11 14:54   수정 2021-01-11 14:56



"폭설이 내린 다음날 남자친구와 거리를 걷다가, 길가에 놓인 아담한 눈사람을 사정없이 걷어차며 크게 웃는 남자친구를 보고 결별을 결심했다.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진 않았다. 저 귀여운 눈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파괴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고,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모습이 소름 끼쳤으며, 뭐 이런 장난 가지고 그리 심각한 표정을 짓느냐는 듯 이죽거리는 눈빛이 역겨웠다. 눈사람을 파괴할 수 있다면 동물을 학대할 수 있고 마침내 폭력은 자신을 향할 거라는 공포도 입에 담지 않았다. 단지 둘의 사이가 더 깊어지기 전에 큰 눈이 와주었던 게 어쩌면 다행이었단 생각이 들 뿐이었다."



가수 이적이 10일 자신의 SNS에 올린 눈사람 부수기에 대한 단상이 페미, 남혐, 폭력성의 문제로 번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적의 출신학교인 서울대 게시판도 후끈 달아올랐다.

스누라이프에 이 같은 이적의 글과 눈사람 부수기 사례들이 공유되자 댓글로 "눈사람 굳이 부수는 건 꼬인 심리라고 쳐도 눈사람→동물→사람 학대로 논리 전개는 너무 비약이 심하다", "눈사람 부수는 걸로 폭력성 운운하는 건 이상하다. 페미까지 끌어들여 눈사람 부수기에서 동물 학대나 데이트 폭력까지 연상하는 건 명백한 남혐이다"라는 의견이 이어졌다.



아울러 "인간의 본능에는 폭력성이 존재하는데 그런 폭력적인 인간을 내 옆에 둘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런 걸 보면 우리나라가 확실히 먹고살기 팍팍하고 사람들이 분노로 가득 찼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유 없이 가만있는 눈사람에 화풀이하는 사람도,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그냥 '어휴' 하고 말 것을 굳이 SNS에 올려 조리돌림 하는 것도, 또 눈사람 가지고 뭘 그러냐고 화내는 것도 모두 분노의 도가니다"라는 개탄의 목소리도 있었다.

앞서 전국에 폭설이 내렸던 지난주 대전대 앞에는 엘사 모양을 본뜬 눈사람이 만들어졌으나 지나던 행인이 이를 손으로 내리쳐 부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그는 자신이 눈사람 머리를 내리치는 모습을 카메라로 찍기도 했다. 버스 정류장 옆에 만들어져 있던 3단 눈사람도 지나가던 여학생의 가격으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부서졌다. 이 영상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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