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베리·싼타·설향…딸기 너의 이름은

입력 2021-01-14 17:32   수정 2021-01-22 18:06


딸기는 ‘낙원의 과일’로 불린다. 1300년대 유럽에서 처음 재배되기 시작해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며 종교적, 도덕적 상징이 됐다.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는 식물로, 여신에게 바치는 과일로 그림에도 자주 등장한다. 한국에선 몇 년 전부터 겨울 대표 과일이 됐다. 겨울이면 카페 브랜드들은 앞다퉈 딸기 메뉴를 개발하고, 호텔은 딸기 뷔페를 내놓는다. 주요 마트에선 겨울철 딸기 판매량이 귤보다 두 배 많다. 귤이 장악했던 겨울 과일 시장을 딸기가 점령했다.
아리향 싼타 금실…모두 딸기의 이름

딸기는 땅에 붙어 낮게 자란다. 조그만 흰 꽃을 피우고 붉은 열매를 맺는다. 원래 봄부터 초여름까지 즐기던 딸기는 시설 재배와 품종 개발로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게 됐다.

국립종자원에 등록, 출원된 딸기는 91종이다. 등록되지 않은 품종도 많다. 원래 딸기는 노지에서 자라는 채소류 과일이었다. 1990년대 시설 재배가 늘며 노지 재배는 거의 사라졌다.

겨울 딸기의 르네상스를 가져온 품종은 국내에서 육종한 ‘설향’이다. 2005년 이전까지 육보(레드펄)와 장희(아키히메) 등 일본 품종이 80% 이상 장악하던 딸기 시장에서 설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신맛과 단맛의 조화가 좋고 수분이 많아 단숨에 재배 면적을 늘려갔다. 2005년 전체의 9.2%에 그쳤던 국산 딸기 재배 면적은 현재 95%를 넘어섰다. 한국산 딸기는 이제 일본산과 수출 경쟁을 벌인다.

설향 이후 수많은 딸기 품종이 등장했다. 싼타, 죽향, 베리스타, 금실, 킹스베리, 아리향, 만년설, 메리퀸 등이다. 설향은 매향 품종을 개량해 만들었다. 단단하지 않지만 병충해에 강하고 과즙이 풍부하다. 매향은 수출용 딸기다. 수량이 적고 키우기 어렵지만 맛이 좋고 단단하다. 그만큼 저장성이 좋고 장거리 운반에도 적합하다.

싼타는 경북 봉화 산타마을의 특산물이다. 겨울 딸기 중 가장 이른 10월 말부터 출하되는 품종이다. 과즙이 풍부하고 씹는 맛이 좋다. 죽향은 전남 담양에서 개발한 프리미엄 딸기다. 가격은 비싸지만 당도가 높다. 금실은 ‘금지옥엽같이 귀한 딸기’라는 뜻으로, 단맛이 강하고 약한 복숭아 향이 난다.

경북에서 개발한 베리스타는 과실이 단단한 게 특징. 킹스베리는 한 개당 1만원까지 가격이 매겨지는 손바닥만한 큰 딸기다. 복숭아향이 나고 과즙이 많다. 아리향은 킹스베리보다는 작지만 달걀보다 크기가 크다. 다른 딸기보다 1.5배가량 비싸다.
우유 생크림과 잘 어울려요

딸기는 농약을 적게 치는 과일로 씻지 않고 먹는 게 비타민을 섭취하기에 가장 좋다. 흐르는 물이나 식초물에 살짝 헹궈서 먹는 방법을 추천한다. 표면의 광택과 색깔이 균일한 것을 고르고 신선하게 먹으려면 꼭지 채로 보관하면 된다.

위쪽이 달고 아래로 갈수록 신맛이 나기 때문에 세로로 잘라 먹을 때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꼭지에 가까운 흰 부분에 비타민, 폴리페놀, 안토시아닌 등 영양분이 많다. 꼭지가 있는 채로 물에 헹군 뒤 먹기 직전 꼭지를 떼야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딸기는 구매한 뒤 하루 정도 서늘한 곳에 숙성하면 좋다. 70~80% 익었을 때 출하하기 때문이다. 단시간에 차갑게 하면 고당도의 과즙을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딸기는 빵, 우유, 크림, 치즈, 요거트 등 다양한 식재료와 잘 어울린다. 딸기와 유지방이 합쳐지면 안토시아닌 흡수율이 2~3배 높아지기 때문에 우유나 요거트 등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 집에서도 ‘베리 샌드’를 손쉽게 즐길 수 있다. 빵 사이에 생크림이나 마스카르포네 크림을 바르고 딸기를 넣어 만들면 된다. 따뜻하게 녹인 초콜릿에 딸기를 찍어서 먹는 ‘초콜릿 퐁뒤’도 겨울철 간식으로 잘 어울린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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