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립바·아이스링크…'나발리 폭로' 푸틴의 1조5000억 궁전

입력 2021-01-20 16:37   수정 2021-01-20 16:57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알렉세이 나발니가 수감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반격에 나섰다.
'푸틴 궁전' 둘러싼 의혹만 10년…"모나코의 39배 크기"
뉴욕타임스(NYT), AFP통신 등 외신은 19일(이하 현지시간) "나발리 팀이 이날 푸틴 대통령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남부 흑해 연안의 호화 저택을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나발니 팀은 이날 온라인에 2시간 분량의 유튜브 동영상 '푸틴을 위한 궁전, 거대한 뇌물의 이야기'와 함께 이 비밀 궁전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흑해 연안 휴양지인 겔렌지크에 위치한 이 궁전의 부지는 7800만㎡에 달한다. 궁전 내부는 거대한 저택과 정교회 교회, 원형 극장, 식당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스트립바, 카지노, 아이스 링크, 스파, 아케이드 룸, 헬기장 등 호화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나발니는 영상에서 "이 궁전은 모나코 39배 크기다. 이건 단순한 별장, 오두막, 거주지라고 할 수 없다"며 "이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궁전이자, 하나의 거대한 도시이자, 왕국이다. 그리고 여기엔 단 한 명의 차르(황제)인 푸틴이 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발니는 이 궁전이 푸틴 대통령과 관련된 부패 자금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 금속, 비료, 목재 등을 판매하지만 푸틴의 왕궁 건설로 사람들의 소득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 궁전이 그 이유"라며 "(푸틴 대통령은) 국가 전체를 파산시킬 때까지 점점 더 많은 절도 행각을 벌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자신을 위해 은밀히 지었다는 이 궁전에는 총 10억 파운드(약 1조 5000억) 가량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비밀 궁전은 현재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주변이 철저히 통제돼 있다. 러시아 정보기관이 해당 궁전 주변 평방 30마일(약 48㎢) 규모의 영지를 감시 중이며, 궁전 위 영공과 주변 영해도 접근하는 비행기나 배가 없도록 통제되고 있다.

이에 대해 나발니는 "러시아에서 가장 비밀스럽게 보호되는 곳"이라며 "난공불락의 울타리에 싸인 이곳에는 자체적인 입성 허가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비행 금지 구역이다. 심지어 검문소까지 있다"고 전했다.

겔린지크에 위치한 이 궁전과 관련된 의혹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로시야 은행 간부 출신인 세르게이 콜레스니코프는 2011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를 통해 "로시야 은행의 대주주인 푸틴의 친구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흑해 연안 리조트단지 건설에만 투자를 집중, 이곳을 사실상 푸틴궁전으로 조성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로시야 은행이 지난 10여년에 걸쳐 수십 배 규모로 급성장한 건 푸틴의 비호가 아니면 불가능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의혹에 대해 러시아 정부는 "상당히 오래된 소문"이라고 거듭 일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저택은 푸틴 대통령의 소유물이 아니다. 이미 우리는 수년 전에 겔렌지크에는 푸틴 대통령의 궁전이 없다고 설명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는 "현재 이곳의 서류상 주인은 한 러시아의 억만장자 사업가로 확인된다"며 "영상은 나발니가 지난 8월 독극물 노비촉을 사용한 공격을 받은 이후 독일에서 회복하던 중 제작했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이날 공개한 영상을 통해 푸틴 행정부를 향한 저항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자막으로 "나발니는 수년 동안 우리의 권리를 위해 싸워 왔다. 이제 우리가 그를 위해 싸울 차례"라는 문구가 담겼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서 독극물 테러 치료를 받고 17일 러시아로 돌아간 나발니는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 입국 심사대에서 그대로 경찰에 체포돼 현재 구금된 상태다. 이에 러시아에선 오는 23일 나발니의 체포에 항의하는 둔 대규모 항의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러시아 내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나발니의 석방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이에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나발니를 석방하라는 서방 측 요구에 대해 "이것은 절대적으로 국내 문제이고 누구도 이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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