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달걀·금사과·금파…"올해 설 차례상 비용 11%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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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22 13:38   수정 2021-01-22 14:40

금달걀·금사과·금파…"올해 설 차례상 비용 11% 뛴다"

20일 서울 목동의 대형마트. 주부 황선화 씨(44)는 계란과 채소, 과일 매대 앞을 서성이다 한숨을 내쉬었다. 황 씨는 "매년 설을 앞두고 식재료 가격이 오르긴 하지만 올해는 유독 많이 뛰었다"며 "과일, 채소, 계란까지 가격 상승폭이 커 예산에 맞춰 음식을 적게 준비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연초 밥상 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 설 당시보다 10% 넘게 뛸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지난해 여름 장마·태풍 등 여파로 과일 작황이 부진한데다 한파로 채소 가격도 오름세를 나타낸 결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밥 수요가 늘어난 와중에 조류인플루엔자(AI)도 덮쳐 계란 등 식재료 가격 인상을 지지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물가협회는 지난 21일 서울·인천·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전국 6대 도시 전통시장 8곳을 대상으로 29개 차례 관련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은 23만3750원으로 지난해 설보다 11.0%(2만3160원) 증가했다고 22일 밝혔다.

과일류와 견과류, 나물류 등 조사 품목 29개 중 21개 품목 가격이 상승했다. 가격이 하락한 품목은 7개에 그쳤다.

특히 과일류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상(上)품 5개 기준으로 사과가 22.3% 뛴 1만5500원을 기록했고, 배는 1만9570원으로 12.5% 상승했다. 지난해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낙과와 화상병 피해로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수용과 선물용 수요가 늘어 대과를 중심으로 추가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물가협회는 전망했다.

밤과 대추 등 견과류 가격도 올랐다. 밤 1kg 구매 비용이 2.4% 오른 8070원, 대추(400g) 가격은 12.1% 뛴 6590원에 거래됐다.

나물류도 최근 한파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출하량이 줄어 파, 시금치 등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대파는 한 단에 4500원으로 지난해보다 100% 가격이 치솟았고, 시금치가 32.0%, 도라지는 8.6% 올랐다.

육류는 집밥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쇠고기(국거리 양지 400g)와 돼지고기(수육용 목삼겹 1kg) 가격은 각각 25.7%, 17.6% 올랐다.

계란도 AI 여파로 '금달걀'이 됐다. 30개 들이 특란 가격이 37.6% 뛴 6370원에 판매됐다. AI 확산으로 달걀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은 달걀 판매를 일부 중지하거나 구매 수량을 제한하기도 하는 상황이다.

물가협회는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작황 부진과 기상 악화, 가축 전염병 등으로 차례 용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올해 서민들의 설 차례비용 부담은 다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설을 앞두고 성수품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관련 품목 공급을 일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농식품부가 발표한 '설 민생안전대책'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명절 수요가 많은 사과, 배, 배추, 무,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밤, 대추 등 10대 성수품의 공급 물량은 평시보다 1.4배 확대된다.

오정민/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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