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집'했다고 대놓고 비꼬는 친구, 계속 만나야 할까요"

입력 2021-02-01 10:03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모임 때마다 '취집'을 했다며 무안을 주는 친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네티즌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공개된 사연에 따르면 A씨는 건강 상의 이유로 결혼을 앞두고 퇴사했다.

그는 몸이 성치 않은 상태에서 하기 힘든 일이었을 뿐더러 결혼 후 내조에 전념했으면 하는 신랑과 시부모의 권유도 있었다고 전했다. 업무 스트레스가 심했던 터라 A씨는 오히려 퇴사 권유를 하는 시댁이 고마웠다고도 했다.

퇴사 후의 삶은 평화로웠다. 고연봉 직업의 남편과 시아버지 덕에 부유한 생활이 가능했고, 시어머니 역시 큰 한식당을 운영했다. A씨는 종종 가게 일을 도왔고, 시어머니는 용돈으로 쓰라며 아르바이트비까지 챙겨줬다.

문제는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였다. 퇴사 후 친구 B씨는 A씨에게 유독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모임이 있을 때면 A씨는 콕 집어 '취집(취직+시집)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부 잘하는 여자가 예쁜 여자 못 따라가고, 예쁜 여자가 팔자 좋은 여자 못 따라간다더니. A 좀 봐. 나도 일 그만 두고 '취집'해서 편하게 살고 싶다."

당황스러웠지만 처음 한, 두 번은 그냥 웃어 넘긴 A씨. 그러나 B씨의 공격(?)은 만남이 있을 때마다 계속됐다. B씨는 "직업 없으면 무시 당한다"며 "난 결혼해도 일은 그만두지 않을 거다. 남자 뒷바라지하려고 결혼하느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심지어 집들이 자리에서 또 다른 친구의 신랑에게 "'취집'하는 여자들 보면 어떤 생각이 드냐"고 묻는 일도 있었다. 순간 분위기가 얼어붙었고, 친구들은 일제히 A씨의 눈치를 봤다고.

그러던 어느 날, B씨의 무례한 언행을 참고 넘겼던 A씨가 결국 폭발했다. 우연히 백화점에서 마주친 B씨가 "넌 또 남편 등골 빼먹으러 왔느냐"며 비아냥거린 것. 이미 한 차례 B씨와 다툼이 있었던 A씨는 이 말을 듣는 순간 울컥 눈물이 났다. 그는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저렇게 말하니 화나고 배신감이 느껴진다"며 "또 모임이 예정돼 있는데 어떤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속상해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인연을 정리하는 게 좋을 듯", "저런 건 자격지심이다", "웃어 넘기지 말고 따끔하게 한 마디 하시길", "굳이 만나지 않아도 될 친구네요", "이걸 '취집'이라고 할 수 있나", "주변 사람들은 그런 말에 연연하지 않으니 너무 신경쓰지 말길", "이런 관계라면 빨리 끊어내는 게 좋겠다", "없는 자리에서는 얼마나 더 말할까 싶다", "최고의 칭찬은 질투라잖아요", "저런 사람 이기려고 하면 똑같은 수준 됩니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취집'은 취업 대신 시집을 선택한다는 뜻의 신조어로, 조건이 좋은 이성과 만나 취업하듯이 결혼한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여성들을 얕잡아 보는 식으로 사용돼 논란이 된 경우도 있다. 2019년 한 대학교 교수는 "여자들은 '취집'만 잘하면 되지, 학업은 중요하지 않다"라며 성차별적 발언을 해 해임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교수는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처분이 부당하다며 재심을 요구했고, 그 결과 징계 수위는 정직 3개월로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 결혼정보회사가 미혼여성 256명을 대상으로 '취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가 '의존적인 생각 같다'(30.5%)고 답했다. 이어 '출산과 양육 등 어쩔 수 없는 문제다'(29.7%),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않은 것 같다'(22.6%), '그게 행복인 것 같다'(17.2%) 순이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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