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부터 카플레이까지…90년 역사의 카오디오

입력 2021-02-11 08:00   수정 2021-02-12 10:16


 -이동 편의성의 시작, 인포테인먼트 일부로 스며들어

 카오디오는 차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시초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긴 역사를 지녔다. 지금은 블루투스와 함께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도 무선으로 연결할 만큼 연결성이 향상됐지만 초창기엔 AM 라디오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단순했다.

 자동차에 오디오를 탑재하기 위한 노력은 라디오가 막 퍼지기 시작한 1900년대 미국에서 시작됐다. 1904년 '라디오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국의 전기공학자 리 디포리스트는 루이지애나 박람회에서 자동차용 라디오를 선보였다. 하지만 불안정한 수신과 전력 공급이 걸림돌이었다. 이후 라디오는 카오디오가 꼭 통과해야 할 관문이자, 함께 가야할 그림자였다.


 1920년대, 진공관을 활용한 라디오가 등장했다. 하지만 진공관에 필요한 전기를 차에서 만들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보다 더 낮은 전력과 작은 크기의 라디오가 필요했다. 그러던 1930년대, 미국 전자제품 제조사인 갤빈이 자동차용 라디오 수신기를 상용화한다. 이 라디오는 자동차와 목소리를 뜻하는 '모토로라'라는 브랜드명이 붙었다. 비슷한 시기 미국의 플리머드는 PJ 세단에 AM 라디오를 선택품목으로 마련한다. 1952년 FM 라디오가 방송되기 시작했다. 이듬해 베커(하만베커)는 AM/FM을 모두 지원하는 베커 멕시코를 선보이며 벤츠 SL에 공급하기도 했다. 1940년대엔 AM 라디오를 장착한 차가 1,000만대를 넘어선다.

 1950년대엔 라디오 외에도 음반을 차에서 재생하려는 시도가 시작됐다. 자동차용 비닐 레코드 플레이어가 등장한 배경이다. 크라이슬러, 닷지, 플리머드 등이 CBS 랩스가 개발한 비닐 레코드 플레이어를 선택품목으로 제공했다. 하지만 주행 시 차체 진동으로 발생한 압력이 레코드 판을 파손시키기 일쑤였다.


 1960년대엔 운전자들은 비틀즈, 롤링스톤즈, 밥 딜런 등의 가수가 대거 등장하면서 차에서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듣고 싶어했다. 물론 안정적인 재생도 뒤따라야 했다. 이번엔 8트랙 카트리지 테이프가 등장한다. 모토로라가 만든 8트랙 테이프 플레이어는 포드의 주요 제품에 장착되면서 영역을 넓히려는 듯 보였다. 하지만 8트랙 테이프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1960년대 말에 나타난 카세트 테이프 때문이다.


 카세트 테이프는 작은 매체 안에 많은 곡을 담고 안정적인 재생이 가능했다. 8트랙 테이프가 불가능했던 곡 되감기도 구현했다. 필립스가 1968년 자동차용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를 선보이면서 카세트 테이프의 긴 전성기가 시작됐다. 소비자들의 요구는 이제 안정성에서 음질로 발전했다. 1975년 베커는 자동차용 카세트 라디오에 2채널의 튜너와 앰프를 구성한 스테레오 시스템을 선보였다. 


 1980년대엔 완성차 업계와 오디오 업계가 협업 체제를 이루기 시작했다. 자동차용 CD 플레이어도 이 때 등장했다. 1984년 파이오니어가 출시한 CDX-1은 카세트 테이프보다 높은 음질과 내구성, 즉각적인 곡 건너뛰기 등을 갖췄다. CD는 음질에 대한 표준을 제시하면서 오디오의 고급화를 앞당겼다. CD 플레이어를 처음 순정으로 장착한 차는 링컨 타운카다.

 2000년대는 USB 시대가 막을 올렸다. PC 하드디스크에 있던 음악을 차에서도 들을 수 있게 된 것.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일부 차종은 카세트 테이프와 CD 플레이어를 과감히 없애기도 했다. 블루투스도 혜성처럼 나타나 mp3 등의 음원을 차내에서 무선으로 들을 수 있게 했다. 전화를 IT 기기에 묶은 스마트폰의 등장은 카오디오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줬다. 특히 2007년 애플이 첫 출시한 아이폰을 계기로 스마트폰과 자동차와의 관계는 오디오뿐만 아니라 비디오, 내비게이션 등 여러 분야의 연결성을 높이게 됐다. 이와 함께 사용자 환경은 차내를 단순한 이동 공간이 아닌 목적에 따라 전혀 다르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한다. 그러자 지금까지 완성차 업체들에 오디오를 공급했던 전장 업체들은 새로운 공간을 어떻게 연출할 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먼저 하만은 차세대 ExP 기술을 통해 용도에 따라 게이밍 인텐스 맥스, 크리에이터 스튜디오, 드라이브-라이브 콘서트를 선보였다. 게이밍 인텐스 맥스는 차내를 멀티플레이어 경기장으로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고음질 사운드, 통합형 헤드레스트 스피커, 햅틱 기술, 고해상도 OLED 및 QLED 디스플레이로 몰입도 높은 게임 환경을 제공하며 통화 수신 시 주변 소음을 제거하는 오디오 기술을 활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ExP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는 차내를 영상 제작 스튜디오로 연출한다. 오디오, 카메라를 최적화 할 수 있으며 콘텐츠가 완성되면 가상 비서 서비스가 영상에 제목과 커버 이미지를 제공하는 등 콘텐츠 퍼블리싱을 위한 툴을 지원한다. ExP 드라이브-라이브 콘서트는 오디오, 5G 기능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차내를 콘서트 장으로 만든다.


 콘티넨탈은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액추에이티드 사운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액추에이티드 사운드 시스템은 차내 구조의 울림을 통해 승객이 어느 위치에 있든지 매순간 최상의 음향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 기존 오디오 시스템과 비교해 무게와 공간을 최대 90% 절감 가능하다.

 한편, 카오디오 시스템은 음질 향상을 위해 주행 시 발생하는 소음도 줄여왔다. 능동 소음 저감 시스템은 차내 센서가 엔진음, 배기음, 주변 소음 등의 주파수와 크기, 음질을 분석한 후 스피커로 역파장의 음파를 내보내 소음을 상쇄한다. 1990년대 영국 스포츠카 제조사 로터스는 엔진음을 줄이는 시스템을 처음 개발했다. 2009년 로터스는 하만과 함께 주변 소음까지 대응할 수 있는 소음 저감 시스템을 만들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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