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책임질게"…구급차 막은 택시기사 7년 구형에 '눈물'

입력 2021-02-24 18:00   수정 2021-02-24 18:00


응급환자를 이송하던 구급차를 상대로 고의 사고를 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택시 운전기사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재판부에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는 택시기사는 울먹이며 재차 사죄했다.

검찰은 24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3부(김춘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모(32)씨의 결심 공판에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전세버스, 택시, 사설구급차 기사 경험을 기반으로 사설구급차를 타깃으로 잡아서 보험사기 범행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과 합의했다고 하나 대부분 보험사와의 합의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런 범행을 저지르던 중 결국 지난해 6월 후송 중 환자 사망까지 이르게 했다"며 "원심 형량이 가벼워 징역 7년을 선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1심은 최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당시에도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했었다.

최씨는 지난해 6월8일 서울 강동구의 한 도로에서 구급차와 일부러 접촉사고를 내고 "사고 처리부터 해라"며 "(환자가) 죽으면 내가 책임질게"라고 말하는 등 앞을 막아선 혐의를 받고 있다.

환자 유족에 따르면 최씨의 방해로 구급차에 타고 있던 79세의 폐암 4기 환자가 음압격리병실에 입원할 기회를 놓쳐 상태가 악화해 숨졌다. 이 사건은 숨진 환자의 아들이 최씨를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알려져 공분을 샀다.

최씨는 또 전세 버스나 회사 택시·트럭 등의 운전 업무에 종사하면서 2015∼2019년 총 6차례에 걸쳐 가벼운 접촉사고를 빌미로 2000여만원의 합의금과 치료비 등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모든 피해자와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범행 경과와 관련해 언론 보도와 달리 어린 시절부터 정신병으로 입원 치료를 받는 등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한 성향이 있다"고 부연했다.

검찰의 구형량을 들은 최씨는 울먹이며 "먼저 사회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이 자리에 서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오랜 기간 수사, 재판을 받으면서 제가 얼마나 큰 잘못 저질렀는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편협하고 성질을 죽이지 못해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경찰은 환자 유족이 최씨를 살인 등 9개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유족 측은 가족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최씨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2일 오전 열린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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