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항체 가진 산모의 아기 78%가 항체 보유

입력 2021-02-26 17:04   수정 2021-02-27 01:31

26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임신부의 백신 접종이 태아에게도 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웨일코넬의과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미국 산부인과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서 임신부의 코로나19 항체가 태아에게 전달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해 3~5월 미국 웨일코넬대병원에서 아기를 출산한 산모의 혈액 샘플을 분석해 코로나19 항체를 가진 산모 88명을 선별했다. 이들 중 58%는 증상이 없었다. 연구진은 증상이 있는 산모의 항체 농도가 더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출산 시 탯줄에 있는 제대혈을 분석한 결과, 항체를 가진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의 78%에게서 항체가 검출됐다. 연구진은 임신부의 태반을 통해 항체가 아기에게 전달됐다고 추정했다. 논문의 1저자인 야웨이 제니 양 웨일코넬의과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임신부에게 생긴 항체가 태아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로 백신을 접종한 임신부와 모유 수유 중인 여성을 대상으로 아기에게 코로나19 항체가 전달될 수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다수 국가에서는 임신부의 백신 접종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월 임신부는 되도록 백신을 접종하지 말 것을 권장했다. 영국 보건당국은 임신부와 수유부에 대한 백신 접종을 금지했다.

하지만 미국산부인과의사회(ACOG)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연달아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고, 감염될 경우 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사전에 의사와의 면담이 필요하다는 조건이 붙었다.

CDC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신부의 경우 같은 연령의 비임신 여성보다 사망 위험이 최대 7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 2만3434명을 포함해 15~44세 여성 40만94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임신부의 치명률은 1000명당 1.5명, 비임신 여성은 1.2명이었다. 또 중증 환자 치료에 쓰는 에크모 치료를 받은 환자 수도 임신부 집단에서 2.9배 높았다.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WHO와 영국 정부가 임신부 접종에 소극적인 이유는 임신부의 임상 데이터가 적어서다. 하지만 모더나와 화이자가 개발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은 체내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작은 단백질(항원)을 만들고 바로 분해되는 물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mRNA 백신이 임신부와 태아에게 큰 위험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루스 페이든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임신부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과학적 타탕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화이자 백신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직접적으로 포함하는 백신이 아니라 유전자가 투여되는 백신이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등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은 작다. 고열 등의 백신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아세트아미노펜 등 임신부에게 안전하다고 검증된 해열제를 처방할 수 있다.

홍순철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태아에게 항체가 전달된다면 아기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우선 접종 대상에 임신부를 포함하는 방안 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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