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아이에코텍, 7년 걸리는 '의성쓰레기山' 1년 반 만에 해결

입력 2021-03-03 17:11   수정 2021-03-04 02:11


경북 의성군 한 마을에 축구경기장(7500㎡)의 두 배가 넘는 면적, 3층 건물 높이(15m)까지 쌓였던 20만8000t 규모의 ‘쓰레기 산’이 발생한 지 5년 만인 지난달 완전히 사라졌다. 외신에도 보도될 정도로 오명을 썼지만,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절반에 가까운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자원 재생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당시 의성 쓰레기 산 처리 용역을 수행한 업체가 재활용 선별처리기업 씨아이에코텍이다.

씨아이에코텍은 쓰레기 산 바로 옆에 가설 공장을 세워 재생 가능한 폐비닐을 선별해 시멘트사로 보냈고, 더러워진 흙(폐토사)은 깨끗하게 재생했다. 폐비닐은 열량이 높아 쌍용양회 등이 시멘트 제조 시 유연탄을 대체하는 보조 연료로 쓰였다. 폐토사는 씨아이에코텍의 복합선별기를 통해 고철, 이물질이 제거된 고운 흙만 남아 재활용됐다. 전체 20만8000t 폐기물 가운데 시멘트 보조 연료로 9만5000t, 순환 토사로 5만2000t이 재활용돼 전체 재활용률은 70.6%에 달했다.

씨아이에코텍이 쓰레기 산을 처리하는 방식이 기존 방식(전량 소각·매립)과 달랐던 배경엔 폐비닐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연속 타격식 선별기’가 있다. 기존 방식(7년)에 비해 폐기물 처리 기간이 1년6개월로 단축됐고, 비용도 기존 520억원의 절반 수준(282억원)으로 낮춘 비결이다.

조일호 씨아이에코텍 사장(사진)은 벼 보리 등 이삭에서 낟알을 떨어내는 탈곡기에서 영감을 얻어 연속 타격식 선별기를 개발했다. 보통 폐기물은 수집, 운반, 파쇄, 선별 등의 단계를 거쳐 재활용되거나 소각·매립된다.

의성 쓰레기의 40%가량은 폐비닐인데, 폐비닐은 대부분 각종 이물질이 묻어 재생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연속 타격식 선별기에서 분당 800번의 강한 충격을 받은 폐비닐은 표면에 묻은 수분 유리 금속 등 이물질이 모두 아래로 떨어졌고, 폐비닐은 전량 시멘트 보조연료로 재활용됐다.

씨아이에코텍은 이 설비와 관련해 8건의 국내외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조 사장은 “그동안 재활용 선별 기계를 대부분 독일에서 수입해 썼는데, 비닐에 국물류 등 이물질이 많이 묻은 우리나라 쓰레기에 맞지 않아 재활용률이 낮았다”고 설명했다.

씨아이에코텍의 특허기술은 그동안 재활용이 불가능해 매립·소각만 했던 종량제봉투에 담긴 생활계 폐기물도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50% 가까이 재활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 회사와 일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는 양해각서(MOU)를 맺고, 조만간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조 사장은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국가대표 유도선수 출신의 이색 경력 소유자다. 쌍용양회 유도단에서 활동하다 본사로 입사해 19년간 시멘트의 연료로 쓰이는 폐기물 재활용 기술을 익혀왔다. 2014년 씨아이에코텍을 설립하면서 당시 수입에 의존하던 재활용설비 국산화에 나섰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작년 매출이 전년(80억원) 대비 2.5배 증가한 200억원을 기록했다.

조 사장은 “2025년 수도권매립지가 종료를 앞두고 있고, 사회적 갈등, 고비용이 소요되는 신규 소각·매립장 건설만이 폐기물 처리의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다”며 “폐기물 재활용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쓰레기 문제도 해결하고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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