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는 부실보고서, 국토부는 주민과 소송전…공공임대주택 밀어붙인다 [이슈+]

입력 2021-03-07 09:00   수정 2021-03-07 09:10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추진과 관련해 행정소송에서 패한 첫 사례. 주민들이 뭉쳐 국토교통부와의 소송에서 법원이 손을 들어준 경기도 성남시 서현지구 얘기다.

국토부는 2019년 5월 '서현공공주택지구'(서현동 110 일원 24만7631㎡)를 확정·고시하면서 2023년까지 2500여 가구의 공동주택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주민들은 반발했다. 환경·교육·교통 분야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이유였다.
'가짜 환경영향평가' 논란 빚어
뿐만이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환경영향평가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앞서 LH가 2019년 2월 내놓은 '성남서현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부실 논란이 일었다.


LH 평가서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는 맹꽁이에 대해 "사업지구 외부 지점에서 조사됐다. 사업지구 내에는 분포하지 않아 직접적 영향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기술했다.

주민들은 이 내용이 허위라고 지적했다. 일상 생활 속에서 맹꽁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서현동 주민들은 걸어만 다녀도 맹꽁이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문제 제기했다. 그러면서 국토부가 LH의 잘못된 환경평가에도 공공주택지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해 7월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국토부, 1심 패소하자 대형로펌 선임해 항소
법원은 이례적으로 주민들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박형순)는 지난달 10일 지역 주민 536명이 낸 공공주택지구 지정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문제는 그 다음. 패소한 국토부가 지난달 25일 항소를 결정했다. 게다가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광장으로 법률대리인을 새로 선임했다. 거액의 혈세를 들여 주민들과 소송전을 벌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1심에서 패소했기 때문에 새로운 법률적 논리로 접근하고자 법률대리인을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부가 혈세로 대형로펌 동원해 항소할 일인가"
'서현동 110번지 난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범대책위원회'(범대위) 관계자는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성남시청도 들어주지 않았다. 2018년 당시엔 시장도, 현역 의원도 중앙정부의 추진 내용을 꺾을 수 없다고 했다"며 "초등학교, 중학교 문제는 이미 포화된 상태인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공공주택만 들어오는 것에 많은 이들이 문제제기 했다. 교통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기인 성남시의원은 "단순한 반대를 넘어 실체적 하자가 무엇인지 얘기해보자면서 주민들이 모이게 됐다"며 "소송의 골자는 경기도의 주택 수요가 잘못됐다는 점, 교통 및 교육 대책이 부족하다는 점, 습지 환경 파괴가 우려된다는 점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대형 로펌에 혈세를 투입하면서까지 정부가 항소하고 나선 것은 지역주민 민심에 대한 위반이라 생각한다"며 "항소에 적극 대응해 이 개발이 무작정 공공주택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끝까지 주장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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