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온' 공언하더니…끊어서 공략한 디섐보

입력 2021-03-05 17:41   수정 2021-03-06 00:00


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C&L(파72·7454야드). ‘괴력의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사진)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6번홀 티박스에서 아이언을 만지작거렸다. 갤러리 사이에서 실망 섞인 야유가 터져 나왔다. 디섐보가 대회 전 “여건이 되면 원 온에 도전하겠다”고 공언한 터였다. 이 홀은 555야드나 되지만 호수를 낀 ‘U’자 형태여서 물을 가로질러 350야드 정도 공을 보내면 ‘원 온’이 가능한 곳이다. 가벼운 미소를 머금은 디섐보는 드라이버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그는 그린 대신 페어웨이를 향해 공을 날렸다.
장타 대신 페어웨이 적중률 1위
이날 디섐보는 참가자 123명 중 가장 정확한 티샷을 구사한 선수였다. 페어웨이 적중률은 78.57%(11/14). 전체 공동 1위였다. 반면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는 302야드로 전체 10위에 그쳤다. 그가 2020~2021시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1위(337.8야드), 페어웨이 적중률 147위(58.33%)임을 감안하면 장타보다 정타를 택했다는 얘기다.

디섐보는 정교한 드라이버샷을 앞세워 버디 6개를 낚아채는 동안 보기는 1개로 막았다. 5언더파 67타를 적어내 공동 선두 그룹에 1타 뒤진 3위로 출발했다. 지난해 9월 US오픈 우승 이후 반년 만에 잡은 투어 통산 8승 기회다. 디섐보는 “드라이버로 친 샷이 대부분 페어웨이를 벗어나지 않아 좋았다”고 말했다. 6번홀 상황에 대해선 “장난삼아 아이언을 꺼냈는데 갤러리들의 반응이 훌륭했다”며 웃었다.

디섐보는 이 대회를 위해 비거리보다 정확도에 초점을 맞춘 드라이버를 가지고 나왔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원래 쓰던 드라이버로 쳤을 때 발생하는 공의 분당 회전수는 2000회다. 이번 대회에선 분당 3000회 스핀양을 일으키는 드라이버를 캐디백에 넣었다. 디섐보는 “(오늘 쓴 드라이버는) 원래 쓰던 드라이버보다 헤드 무게가 조금 더 나가지만 스핀양이 많아 컨트롤하긴 더 쉽다”고 설명했다.

최근 몸무게가 급격히 빠진 디섐보가 예전만큼 장타를 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체중을 20㎏ 많은 114㎏까지 불렸다가 위염 때문에 다시 10㎏가량 줄였다. 현재 몸무게는 100㎏대 초반이다. 그는 연습라운드 6번홀에서 원 온을 두 번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디섐보는 “6번홀에서 뒤바람이 불면 언제든 원 온을 노리겠다”며 “남은 라운드에서 기회가 오길 바란다”고 했다.
대회 장타 1위 매킬로이, 선두로 출발
‘차세대 황제’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가 6언더파를 쳐 코리 코너스(29·캐나다)와 공동 선두로 나섰다. 그는 이날 전체 1위인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336야드)를 앞세워 코스를 지배했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그는 전반을 1언더파로 마친 뒤 후반 2번홀(파3)부터 5연속 버디를 낚아채 단숨에 리더보드 상단에 올랐다.

한국 선수들도 순조롭게 출발했다. 4언더파를 적어낸 안병훈(30)은 공동 선두 그룹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임성재(23)도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경훈(30)이 1언더파 공동 29위, 강성훈(34)이 이븐파 공동 43위다. 김시우(26)는 8오버파를 친 뒤 기권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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