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지금보다 10배 더 정밀하게 혈관을 관찰할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를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천진우 나노의학연구단 단장과 최병욱 연세대 의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3차원(3D) 혈관 지도를 만드는 고성능 MRI 조영제 ‘사이오(SAIO)’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사이오의 크기는 5nm(나노미터)로 미세혈관 직경보다 약 1500배 작다. 몸속 모든 혈관을 구석구석 돌아다닐 수 있다.
연구팀은 사이오를 통해 쥐의 뇌를 MRI로 촬영했다. 그 결과 머리카락 굵기(100마이크로미터(μm))만 한 미세혈관까지 선명히 볼 수 있는 3D 정밀 MRI 뇌혈관 지도를 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천진우 단장은 “지금의 MRI 기술이 큰 고속도로만 보는 수준이라면 사이오를 이용해 촬영한 영상은 좁은 골목길까지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사이오는 MRI 조영제의 부작용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MRI 촬영 시 환자에게는 ‘가돌리늄’ 조영제가 투여된다. 건강한 사람은 가돌리늄을 콩팥으로 배설한다. 그러나 만성콩팥병을 심하게 앍고 있는 환자에게는 신원성전신섬유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사이오는 가돌리늄 대신 철분을 사용해 이 같은 문제를 없앴다. 연구팀은 실제 동물실험 과정에서 조영제가 MRI 촬영후 소변으로 완전히 배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최병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치매 등 뇌심혈관질환 진단 정확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IBS, 보건복지부 선도형연구중심병원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이뤄졌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9일 게재됐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