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아스트라 백신-혈전 관련성 근거 제시한 국가 없어"

입력 2021-03-16 16:30   수정 2021-03-16 16:33


방역당국은 최근 유럽 각국이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을 보류하거나 일시 중단한 데 대해 향후 조사 결과를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백신을 맞은 뒤 혈관 안에서 피가 굳는 '혈전'이 생성됐다는 사례와 관련해서는 아직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 조처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현 단계서 접종 중단 검토 안해"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접종을 중단하거나 유보한) 모든 국가에서 관련성을 확인했다는 근거를 제시하는 곳은 없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18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의약품청(EMA)의 조사 결과를 주시할 방침이다. 박영준 팀장은 "유럽 내에서 백신에 대한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평가하는 기구인 '유럽의약품청'이 긴급하게 18일에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는 발표가 있었다"며 "저희도 회의 결과를 예의주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잇단 접종 중단 조처와 관련해 "예방적 차원에서 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른 국가의 상황, 새롭게 나오는 정보들을 같이 면밀히 검토해서 그 결과에 따라서 후속 조치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기에 평가했었던 근거, 자료와는 크게 변동이 없는 상황"이라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혈전과의 관련성이 확인된 사례는 아직 없었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영준 팀장은 EMA 조사 결과에 따라 국내에서 접종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의에 "그것도 하나의 선택지로서 검토 대상은 된다고 이해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시기, 방식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하고 검토해야 할 사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 역시 "현재 상황을 판단해 분석하는 중간 평가 단계로서 아직 (백신과 관련한 조사) 결과를 예단해서 말씀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방역당국은 이날 브리핑 이후 안내 문자를 통해 "현 단계에서는 접종 중단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은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한 국가가 늘어나는 것을 예의주시하면서 전문가들과 함께 국내외 상황을 현시점에서 재평가하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논란이 더 커질 경우 향후 접종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홍정익 예방접종기획팀장은 "현재까지 세계보건기구(WHO)와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과학적 근거를 조사하고 전문가 자문단,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통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20개국 AZ 백신 접종 중단 조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혈전 관계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이날 미국 CNN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 세계 20개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접종 중단 조치를 내렸다. 유럽에선 아스트라제네카 본사가 있는 영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들이 접종을 잠정 중단했다.

덴마크·노르웨이·아이슬란드는 전면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이탈리아·오스트리아·루마니아·룩셈부르크·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은 특정 제조 번호를 가진 배치에 대해 접종을 일시 멈췄다.

독일·프랑스·스페인도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하고 발표했다. 독일은 자국 내에서 이 백신 접종 후 혈전 현상이 확인돼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들 국가는 18일 유럽의약품청(EMA) 발표에 따라 최종 사용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아시아에서는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접종 시작 시기를 늦췄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만회분을 들여온 태국은 유럽에서 부작용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12일 백신 접종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인도도 백신 부작용에 대한 심층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혈전 가능성을 부인해오던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14일 공식 성명을 내고 "1700만 명의 접종자를 조사한 결과 폐색전, 정맥혈전증, 혈소판 감소의 위험을 높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접종자가 혈전 등의 증상을 보일 확률은 자연 발생 확률보다 낮다"며 접종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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