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中 인권탄압' 동반 제재…중국도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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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3-23 17:05   수정 2021-04-22 00:03

美·EU, '中 인권탄압' 동반 제재…중국도 맞불


유럽연합(EU)과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서방 국가들이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중국을 동시다발적으로 제재했다. 중국은 즉각 EU에 대한 맞제재에 나섰다. 서방 측의 공조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동맹 활용 중국 견제’ 전략이 탄력을 받는 가운데 중국은 북한·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로 맞불을 놨다.
바이든의 중국 제재에 동참한 EU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EU 이사회는 이날 중국, 북한, 러시아 등 6개국의 개인 11명과 4개 단체를 인권 유린을 이유로 제재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에선 신장위구르 지역의 이슬람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탄압을 주도한 왕쥔정 신장생산건설병단 당위원회 서기, 천밍거우 신장공안국장, 주하이룬 전 신장당위원회 부서기, 왕밍산 신장정치법률위원회 서기 등 4명과 신장생산건설병단이 포함됐다. 신장생산건설병단은 인민해방군 소속이면서 신장위구르의 정치와 경제까지 담당하는 조직이다.


제재 대상은 EU에 입국할 수 없으며 EU 내 자산도 동결된다. EU의 개인 또는 단체가 제재 대상에 자금을 대는 것도 금지된다. EU가 인권과 관련해 중국을 제재한 것은 1989년 베이징 톈안먼광장 사태로 무기 거래를 금지한 이후 32년 만이다. 로이터는 미국과 달리 그동안 중국과의 대립을 피해온 EU가 비중 있는 결정을 내려 양측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U에 이어 미국도 왕쥔정과 천밍거우를 신장 관련 제재 리스트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주하이룬과 왕민산은 이미 대상에 포함돼 있다.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재산 동결, 비자 발급 제한, 미국 개인·기업과의 거래 금지 등이 적용된다. 영국과 캐나다도 대중 제재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날 제재를 발표한 각국은 공동 대응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 재무부는 “미국은 신장과 전 세계의 심각한 인권 침해와 싸우기 위한 글로벌 노력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계속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방 진영이 합심한 이번 조치는 미국의 중국 대응 전선에 힘을 실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러시아 끌어들이는 중국
중국 외교부는 EU의 제재 소식이 나온 직후 “중국의 주권과 이익을 심각히 침해하고, 악의적으로 거짓말과 가짜정보를 퍼뜨린 유럽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을 제재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중국 당국이 지속적으로 비판해온 독일인 학자 아드리안 젠츠를 비롯해 유럽의회 의원, EU 이사회 정치안전위원회 등이다.

중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인사와 그 가족은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 입국이 금지된다. 대상과 관련이 있는 기업·기구도 같은 제한을 받는다. 중국 외교부는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지키겠다는 중국 정부의 결심은 확고하다”며 “내정 간섭을 중단하지 않으면 더욱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과 EU가 난타전을 벌이면서 양측이 지난해 말 합의한 투자협정의 향방도 불투명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EU 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성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투자협정은 EU 27개 회원국과 EU 의회의 비준을 모두 받아야 발효된다. 중국은 미국의 오랜 우방인 EU를 끌어안기 위해 투자협정 체결에 공을 들여왔으며 EU 회원국 가운데 중국 의존도가 큰 독일 등이 주도했다.

중국은 또 이날 러시아와 외무장관 회담을 여는 한편 시진핑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구두 친서 교환 소식을 공개하는 등 우군 규합을 통한 세 과시에 나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양국 최고위급의 접촉 준비를 논의했다”며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공조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김정은에게 새로운 국제 정세 아래 양국 관계를 견고히 하며 발전시키고 싶다고 했다. 또 한반도 문제와 지역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헌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노린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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