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인정…피해자 "82년생 김지영 보낸다"

입력 2021-03-23 09:33   수정 2021-03-23 09:38


‘성차별 면접’ 논란이 일었던 동아제약이 “채용 면접 진행 과정에서 성차별에 해당하는 질문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사과했다. 면접 당사자는 사과는 받겠지만, 이와는 별개로 면접 과정에서의 성차별 질문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이라는 점을 국가로부터 인정받겠다는 입장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지난 22일 홈페이지에 최호진 대표이사 명의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 논란은 동아제약이 지난 5일 유튜브 프로그램 ‘네고왕’을 통해 생리대 할인 이벤트를 하면서 제기됐다. 성차별 면접 피해자 A씨는 지난해 동아제약 채용에 응시했다가 면접관으로부터 “여자라서 군대에 가지 않았는데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군대에 갈 생각이 있느냐” 등 질문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동아제약은 유튜브 댓글로 최호진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올렸으나,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문제의 면접관인 인사팀장에 대해 보직 해임과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동아제약은 면접 당시 인사팀장이 여성 지원자에게 군필자 가산제에 대한 견해를 물은 것이 “‘특정 성별에만 유리하거나 불리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도록 하거나 질문하지 않는다’는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의 ‘성평등 채용 안내서’ 기준을 위반한 질문이었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지원자와 어려운 취업환경에 큰 허탈감을 느꼈을 청년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남녀 동수로 구성된 인권 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성평등과 관련한 다양한 제도와 원칙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으나, 실천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관리·감독이 철저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제도를 관리·감독하는 부서의 수장이 관여된 경우 문제의 파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덧붙였다.

동아제약은 △채용시스템과 절차 재점검 및 관리, 감독 △인권위원회 강화 및 제도 개선 △성평등을 위한 배치·승진·임금·교육 기회 프로세스 점검 등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이날 피해자 A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저는 동아제약의 사과를 받겠다”며 “화해의 의미로 최호진 사장님께 제가 동아제약 면접을 보던 날인 2020년 11월 16일 ‘타임지 100권’에 선정된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보낸다”고 했다.

A씨는 동아제약이 면접 과정 중 ‘고용상 성차별’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고용노동부에 민원을 넣은 바 있다. 그는 “동아제약은 제가 사과를 받는 것과는 별개로 고용노동부의 조사는 받아야 하고 잘못된 행동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하며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저는 제 또래의 김지영들을 위해 제가 아끼는 후배들과 동생들을 위해 국가로부터 ‘면접 과정 상의 성차별 질문 또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이라는 것을 인정받고자 한다”라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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